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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예고됐던 티메프 사태”…SK가 11번가 딜 중단한 것도 큐텐 재무상태 때문이었다 [황정원의 Why Sig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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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예고됐던 티메프 사태'…SK가 11번가 딜 중단한 것도 큐텐 재무상태 때문이었다 [황정원의 Why Signal]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티몬 입주 빌딩에서 피해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가 이미 예고돼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기업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가 사실상의 자금 돌려막기를 위해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인수합병(M&A)을 진행했고 최근 사채권자들의 상환 압박에 내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SK스퀘어가 큐텐과의 11번가 매각 협상에서 결렬 선언을 한 배경도 큐텐의 악화된 재무구조 탓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 2022년 9월 티몬 인수를 시작으로 인터파크커머스(2023년 3월), 위메프(2023년 4월), 미국 위시(2024년 2월), AK몰(2024년 3월) 등을 연이어 인수했다. 대부분 보유 현금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몸집을 불려 워킹캐피탈(운전자본)을 만들기 위해 큐익스프레스 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을 썼다.

큐텐은 인수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일부 증권사 등에서 땡겨왔는데 올해 들어 만기 연장 불가 통보를 받고 상환 요청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애초 11번가 인수를 해서 갚으려고 했는데 실패했고, 지금은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11월에 나스닥 상장(IPO)을 한 뒤 갚겠다고 한다”며 “기업가치도 채 1조 원도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IPO만 바라보고 원금과 이자를 하나도 받지 못하고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 설립 다음해인 2011년 출범한 싱가포르법인으로 큐텐과 자회사들의 물류를 맡는 핵심 계열사이다.

위시의 경우에도 인수금액이 2300억 원(1억7300만달러)로 알려졌지만 상당 금액을 차입 받았고 실질적인 큐텐의 자금 투입은 거의 없었다고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론으로 대금을 끌어와 현금이 있는 업체(위시)를 인수해 그 돈을 다시 갚는 식”이라며 “실질적으로는 워킹캐피탈을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큐텐은 지난해 SK스퀘어에 지분 스왑을 통한 11번가 인수를 제안했다. 하지만 SK스퀘어는 실사 후 큐텐이 자체적인 자금 조달 여력이 거의 없다고 판단, 거래 중단을 통보했다. 또 다른 익명의 관계자는 “올 1분기 이후 분명 자금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은 시장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버티기에 나서려고 상품권 판매를 이용하기도 했다. 최근 수개월간 티몬은 선불 충전금인 ‘티몬 캐시’와 각종 상품권을 ‘선 주문, 후 사용’ 방식으로 할인가에 판매해 왔다. 예를 들어 백화점 상품권 10만 원권을 쿠폰을 지급해 9만9000원에 팔면 1000원이 손해지만 현금이 곧장 들어오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받은 돈을 운영자금으로 쓰면서 매출을 키우고 판매자(셀러) 정산은 최대한 늦게 하는 식으로 버텨왔다는 얘기다. 티몬·위메프는 고객이 결제하면 대금을 보관했다가 최대 두 달 뒤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업체에 정산하지 못한 미수금은 약 17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두 회사의 합산 월 거래액이 1조 원 이상이기 때문에 미수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소비자와 판매자의 줄이탈로 사실상의 영업중단 상태가 되면서 자금 회전이 멈추게 된 점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티몬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매출채권 등은 277억 원에 그친다. 위메프는 지난해 기준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316억 원에 불과하다. 큐텐의 2021년 기준 누적 결손금은 43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상황에서는 외부 자금 수혈도 기대하기 힘들다.

한편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지난 2010년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구 대표는 큐텐 지분 53.8%를 소유한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정점에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큐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는 최근 사임했다. 그는 지마켓을 2006년 미국 나스닥 직상장에 성공한 뒤 이베이에 5500억 원에 매각하면서 성공 신화를 만들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구 대표가 사재를 털어 해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이나 공식적인 사과나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큐텐에 투자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투자 손실 우려가 높아졌다. 티몬에 투자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위메프에 투자했던 IMM인베스트먼트는 각각 큐텐의 주주 혹은 채권자가 됐다.

'이미 예고됐던 티메프 사태'…SK가 11번가 딜 중단한 것도 큐텐 재무상태 때문이었다 [황정원의 Why Signal]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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