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 수영을 대표했던 ‘마린보이’ 박태환 SBS 해설위원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몇 가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일단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건 한국의 유일한 수영선수다.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4년 뒤 2012 런던 대회에서는 같은 종목에서 모두 은메달을 수확했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시상대 위에 선 한국 수영선수는 박태환이 유일하다. 여기에 더해 그가 작성한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 한국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27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024 파리 올림픽 경영 경기가 시작하면, 몇몇 타이틀을 지워질 수 있다. 늘 자신보다 더 뛰어난 후배가 등장하길 바랐던 박태환 위원도 후배들의 역영을 기대했다. 첫 도전 주자로는 김우민(강원특별자치도청)이 나선다.
한국 수영 중장거리의 일인자인 김우민은 27일 오후 6시 이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을 치른다. 상위 8명 안에 이름을 올리면 28일 오전 3시42분 결선에 나서게 된다.
김우민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자유형 800m와 1500m는 포기했다. 메달 가능성이 높은 자유형 200m와 400m 그리고 단체전인 계영 800m에만 집중하기 위함이다.
자유형 400m 우승 경쟁은 김우민과 새뮤얼 쇼트, 일라이자 위닝턴(이상 호주), 루카스 마르텐스(독일)의 4대1로 꼽힌다. 김우민이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시상대에 오른다면 박태환 위원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가 된다.
김우민은 “시상대 맨 위에 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는데, 박태환 위원도 후배의 메달 획득을 응원했다.
파리 현지에서 만난 박태환 위원은 “한국에서 남자 자유형 400m 세계 정상급 선수가 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자부심을 느낀다. 김우민이 지금까지 잘해왔던 걸 실전에서 잘 발휘하면 시상식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에 서게 될 것”이라며 “기왕이면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우민의 이 종목 최고 기록은 3분42초42로, 박태환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한국 기록 3분41초53에 0.89초 차까지 접근했다.
박태환 위원은 김우민이 한국 신기록까지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기를 바랐다.
그는 “김우민이 파리에서 내 기록을 넘어설 것이다. 3분40초대에 진입하면 메달 획득이 유력해진다”며 “김우민이 메달을 꼭 딸 것이다. 김우민의 경기가 끝나면 내가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다.
황선우가 출전하는 남자 자유형 200m도 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이다.
박 위원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황선우가 메달을 딸 것이라 봤는데 아쉽게 놓쳤다. 이번 대회 자유형 200m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 종목이라 더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그래도 승산이 있다”면서 “황선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던 기억을 잘 살려서 도쿄 때의 아쉬움을 달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수영은 파리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단체전 메달까지 바라본다. 황선우와 김우민, 이호준, 김영현, 양재훈, 이유연 등 6명이 계영 800m에서 큰일을 내겠다는 포부다.
혼자서 경영 대표팀을 이끌어야 했던 박태환 위원으로선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 그는 “황금세대들이 왜 지금 나왔을까. 거기에 내 자리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라며 농담을 던진 뒤 “올림픽 단체전에서 메달 후보로 꼽힌다는 건 놀랍고 값진 일이다. 단체전은 개인전보다 훨씬 더 어려운데, 그만큼 한국 수영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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