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가상자산업계를 이끌어가는 기업 관계자들 300여명이 일본 도쿄 핫포엔(八芳園)에서 지난 24일 열린 ‘블록체인 리더스 서밋 도쿄 2024′에 모여 양국 간 협력을 다짐했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이 가진 만화·게임·엔터테인먼트·지식재산권(IP) 분야의 강점을 블록체인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일반 대중은 느끼지 못할 수준이지만, 이미 업계 곳곳에선 미래 혁신 플랫폼 웹3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일본이 가진 서로 다른 장점이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강점인 만화·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지식재산권과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강점을 결합하면 웹3 산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중요해지는 만큼, 블록체인의 필요성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블록체인의 특성이 디지털 자산 보호에 적합하다.
‘블록체인의 애니메이션·IP 활용법’이라는 패널토론에 참석한 이승윤 스토리프로토콜 공동대표는 “전통적인 지식재산권 회사들에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하라고 촉구하고 싶다”고 했다. 스토리프로토콜은 저작권을 토큰화한 대표적 기업이다. 해리포터·오징어 게임 등 원작 스토리를 기반으로 굿즈·영상·게임 등 다양한 종류의 IP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를 토큰화하면 번거롭게 계약서를 쓸 필요 없이 IP를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수익은 원작자에게 돌아간다.
일본 애니메이션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토에이 애니메이션의 우에노 료타로 디지털 콘텐츠 부분 선임 매니저는 “창작자가 그림을 한 장 그려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제대로 보수를 지불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P를 키워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블록체인 활용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 분야서도 블록체인 활용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에선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의 IP를 기반으로 했다. 관련 대체불가토큰(NFT)을 소유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메이플스토리를 전 세계로 확장한다는 개념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손연수 넥스페이스 파트너십 해드는 “(메이플스토리를) 특정 지역이나 특정 국가로 제한하고 싶지 않다”며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메이플스토리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IP에 대한 매우 새로운 모험이라고 생각하면 더욱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간판 게임사 코나미도 NFT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켄 카네토모 코나미 웹3 비즈니스 매니저는 “그는 “NFT는 수단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게임인 것이다”라며 “현재 인터넷으로 연결되지 않은 권리가 없는 것처럼 5~10년 후 미래에는 모든 곳에 웹3 기능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통 금융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됐다. 다만 고객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블록체인 활용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니뱅크의 카야 카네모리 핀테크 전략부문장은 “소니 그룹도 웹3 사업의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블록체인의 좋은 점은 투명성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모든 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일반 고객으로 확장하는 관점에서 여러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기술과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가 일본 비대시 벤처스(B Dash Ventures)와 함께 일본과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 현직자들의 교류 등을 목적으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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