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이전부터 경기장 내에서가 아닌 센강을 중심으로 열리는 수상 개회식에 큰 관심이 쏠렸다. 저탄소·친환경이라는 목표와 ‘완전히 개방된 대회’라는 슬로건 답게 센강을 중심으로 파리의 랜드마크를 모두 아우르는,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창의적인 개회식이었다.
각국 선수단은 보트를 타고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출발해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6㎞ 구간을 이동했다. 이동 과정에서는 파리의 주요 명소를 모두 지나쳤다. 노트르담 대성당, 파리시청,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박물관, 콩코르드 광장, 그랑팔레 등을 거쳤다.
하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개회식이 시작될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빗줄기는 굵어졌고 결국 폭우 수준으로 비가 내렸다. 보트의 종착점인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선수들의 입장을 기다리던 관중들은 우산과 우비 등으로 비를 피했지만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자리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광장에 설치된 4개의 대형 전광판 중 1개가 작동하지 않는 사고도 있었다.전체 선수단 중 48번째로 입장한 한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어이없는 사고도 발생했다.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올림픽 무대에서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의 국명을 프랑스어와 영어로 호명하면서 북한이라고 불렀다. 153번째 입장한 북한은 정확하게 호명해 북한은 2번이나 입장한 셈이 됐다.
한국 국명을 잘못 호명하고 폭우에 가까운 비가 내린 점 등을 제외하면 개회식은 볼거리가 풍성했다.
94척의 보트를 동원해 7000여명의 선수들이 승선해 입장하는 장면은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퍼레이드였다. 해가 지면서 조명이 켜지면서 아름다운 장면들을 연출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를 시작으로 펼쳐진 다양한 공연은 셀린 디옹의 등장으로 절정을 이뤘다. 디옹은 성화 점화 후 에펠탑에서 사랑의 찬가를 열창했다. 디옹은 특히 지난 2022년 12월 근육이 뻣뻣해지는 ‘강직인간증후군'(SPS) 진단을 받고 투병하면서 무대를 떠나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개회식을 통해 무대에 복귀해 큰 감동을 선사했다.관심을 모은 성화 점화도 고정관념을 깼다. 점화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지만 결론적으로 점화자가 아닌 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마지막 성화봉송 릴레이에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프랑스 최고의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이 등장해 성화를 들었고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전달했다. 이후 나달은 세레나 윌리엄스(미국·테니스). 나디아 코마네치(루마니아·체조), 칼 루이스(미국·육상) 등과 함께 보트를 타고 센강 위에서 이동했다. 이어 프랑스 테니스 스타 아멜리 모레스모가 성화를 넘겨받았다.모레스모를 시작으로 프랑스 스포츠를 대표한 토니 파커(농구), 미카엘 기구(핸드볼) 등을 거친 성화는 올림픽에서 3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마리-호세 페렉(육상)과 테디 리네르(유도)에게 전해졌다.
이어 페렉과 리네르는 열기구에 불을 붙였고 열기구는 30m 상공으로 솟아 올라 파리 시내를 밝혔다. 이번 대회는 열기구를 성화대로 사용하고 점화된 성화는 폐회식이 열리는 다음달 11일까지 파리 시내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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