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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준우승 트레블’과 호날두의 데뷔 [당신이 몰랐던 PL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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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가 1992년 출범했다. 프리미어리그는 32년간 잉글랜드 최상위 축구 리그로 군림하며 국제대회에서 수많은 족적을 남겼다. 출범 당시 주로 영국인과 아일랜드인으로 구성됐던 프리미어리그는 현재 약 70여 국적의 선수들이 뛰는 범세계적인 리그로 발돋움했다. 이제부터 치열했던 프리미어리그 역사 한 켠에 득점왕으로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린 선수들을 소개한다. 또한 그해 리그 우승팀과 눈여겨볼 만한 이야깃거리를 짚어본다.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2006-2007 첼시의 3연패 가로막은 퍼거슨과 붉은 악마들

‘드록신’ 디디에 드로그바가 20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 도움왕에 그쳤던 드로그바는 2006-2007시즌 팀 득점의 31%(64골 득점 중 20골)를 차지, 이적 세 시즌 만에 명실상부 첼시 FC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FC를 상대로 결승골을 집어넣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선수노조(PFA) 올해의 팀 공격수 부문으로 선정된다.

득점 랭킹 2위에는 블랙번 로버스 베니 매카시가 랭크됐다. 18골을 넣으며 멋진 활약을 펼친 매카시는 2003-2004시즌 포르투 FC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 핵심 멤버 중 한 명이다. 그해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 득점왕을 차지하며 리그 2연패에 기여했고, 챔피언스 리그 16강에서는 맨유를 상대로 홀로 3골을 뽑아내며 팀을 우승까지 이끌었다. 이 외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7골로 3위를 기록하며 득점 기계 본능을 깨우기 시작했다.

잉글랜드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의 퍼펙트 해트트릭이 나온 시즌이기도 하다. 당시 리버풀 원톱 공격수로 그라운드에 나선 크라우치는 2007년 3월 31일 31라운드 홈 경기장인 안필드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전반 4분과 전반 35분, 후반 36분 각각 오른발과 왼발,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아스널은 크라우치의 해트트릭 앞에 무너지며 1-4 완패했다.

첼시가 클럽 역사상 첫 3연패에 도전했지만, 붉은 악마 군단에 가로막히며 실패했다. 호날두와 웨인 루니를 필두로 한 알렉스 퍼거슨의 맨유가 시즌을 1위로 마감하며 통산 아홉 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첼시는 안드리 셰브첸코와 독일 국가대표 미드필더 미하엘 발락을 영입, 중앙 수비수 윌리엄 갈라스를 아스널 에쉴리 콜과 맞이적시키면서 스쿼드를 더욱 단단히 구축했다.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출처=스카이스포츠 캡처)

하지만 맨유의 질주를 막을 수 없었다. 맨유는 주전 공격수 판니스텔로이가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마이클 캐릭 등 클럽의 미래를 책임질 영건들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맨유는 5라운드 아스널전 0-1 패배로 2위로 미끄러졌지만, 7라운드 뉴캐슬전 2-0 승리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줄곧 1위를 유지했다. 승점 89점으로 마무리한 맨유는 리그 잔여 두 경기를 남기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했다.

한편, 리버풀은 다시 한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AC 밀란을 만났다. 하지만 두 번의 기적은 없었다. 설욕에 나선 AC 밀란은 홈 팀 배정을 받았음에도 2년 전과 같은 흰색 원정 유니폼을 착용한 채 경기장에 들어섰다.

AC 밀란의 최전방 공격수 필리포 인자기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반 45분, 후반 37분 득점에 성공했다. 리버풀은 윙어 디르크 카윗이 후반 44분 추격골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AC 밀란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며 7번째 빅이어(유러피언 컵 포함)를 들어올렸지만, 이후 침체기에 빠지면서 현재까지 AC 밀란의 마지막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경기가 됐다.

2007-2008 호날두의 첫 발롱도르와 첼시의 ‘준우승 트레블’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새 득점왕 탄생을 신고했다. 호날두는 리그 34경기에 출전해 31골을 넣으며 임마뉴엘 아데바요르와 페르난도 토레스의 24골을 제치고 득점 1위를 차지했다. 올해의 선수상은 호날두가, 도움왕은 17도움을 올린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아스널의 살림꾼 프란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받았다. 특히 호날두는 2008년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맨유의 레전드이자 종전 수상자인 데니스 로, 바비 찰튼, 조지 베스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맨유가 우승 트로피를 다시 한번 들어 올리며 2연패에 성공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 작업에 착수한다. 지난 시즌 토트넘 홋스퍼 출신 중앙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 영입에 이어 브라질 유망주 안데르송과 하파엘을 영입했다. 오언 하그리브스와 나니를 영입해 중원을 보강했고, 공격진에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인 카를로스 테베즈를 데려왔다.

퍼거슨 감독은 팀을 리빌딩하면서도 우승을 놓지 않았다. 맨유는 27승을 챙기며 승점 87점을 획득, 득실차 +58로 1위를 달성한다. 시즌 초반 위기를 극복한 맨유는 29라운드 더비전 1-0 승리 이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36라운드 첼시 FC전 2-1 패배로 막판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이 생겼지만, 맨유가 웨스트햄전과 위건전에 모두 승리했다. 반면 첼시는 잔여 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두며 승점 2점 차로 2위를 유지,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넘어졌다.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첼시는 시즌 시작 후 6경기에서 3승 2무 1패를 기록했지만, 시즌 전부터 계속된 구단과의 불화 끝에 리그 2연패 주역인 조제 모리뉴 감독이 구단과 상호 합의하에 구단을 떠나게 됐다. 후임 감독으로는 당시 기술고문으로 있던 아브람 그랜트였다. 그랜트는 데뷔 경기 0-2 패배 이후 1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등 팀을 잘 추스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컵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하는 ‘준우승 트레블’을 기록한다.

그랜트는 EFL컵 결승에서 토트넘을 만나 전반 39분 디디에 드로그바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조나단 우드게이트에게 골을 헌납하며 1-2 패한다. 이것은 토트넘의 마지막 EFL컵 우승이다. 여기에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맨유를 상대로 승부차기 접전 끝 주장 테리가 실축하고 아넬카의 슈팅이 반 데 사르에게 막히며 패배, 준우승한다.

모리뉴의 경질 이후 소방수로 투입된 그랜트는 54경기를 치르며 승률 66%를 기록했다.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그랜트는 시즌이 끝난 뒤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이후 첼시는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국·일본올림픽 당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경험 많은 노장 루이스 필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선임한다.

2008-2009 맨유의 리그 3연패와 아르샤빈 vs 리버풀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푸른 사자 군단의 일원으로 활약한 니콜라스 아넬카가 19골을 터뜨리며 첫 득점왕에 올랐다. 아넬카는 FA컵에서도 5경기 4골을 터뜨리며 첼시의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8골로 아쉽게 득점왕을 놓쳤고, 스티븐 제라드가 16골로 그 뒤를 이었다. 맨체스터 시티 브라질 윙어 호비뉴와 리버풀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는 14골로 공동 4위에 올랐다.

토트넘 홋스퍼 에이스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합류한 맨유가 다시 한번 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맨유는 호날두, 카를로스 테베즈, 웨인 루니, 베르바토프로 이어지는 강력한 공격진을 바탕으로 리그를 뒤흔들었다. 리그 초반 3위에 머물던 맨유는 2008년 11월 15일 스토크 시티전 5-0 승리를 기점으로 16경기 무패 행진을 기록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16경기 중 14경기 클린시트를 기록한 맨유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사르는 1311분 동안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으며 프리미어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맨유는 2008-2009시즌 리그와 EFL컵에서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0-2로 패하며 트레블에는 실패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아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더불어 프리메라리가, 코파 델 레이(FA컵)에서도 우승하며 ‘트레블’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다.

토레스와 스티븐 제라드로 이어지는, 이른바 ‘제토라인’을 선봉에 내세운 리버풀은 승점 4점 차로 리그 2위를 기록한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리버풀의 우승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33라운드에서 아스널을 만나 4-4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줄곧 2위를 유지했다. 특히 이 경기에서 러시아 출신 아스널 공격수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홀로 4골을 몰아치며 리버풀에 비수를 꽂았다.

프리미어리그 레전드 공격수 앨런 시어러가 감독으로 복귀했다. 당시 시어러의 친정팀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시즌 막바지 강등 위기에 놓여 있는 상태였다. 여기에 죠 키니어 감독이 심장 문제로 쓰러지면서 공백이 생기자, 시어러가 소방수로 긴급 투입됐다. 하지만 시어러는 남은 8경기에서 단 1승을 거두며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한편, 사우디 거부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이 맨시티 인수에 성공,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얀이 새 구단주로 부임했다. 만수르를 등에 업은 맨시티는 마크 휴즈 감독의 지휘봉 아래 빈센트 콤파니, 파블로 사발레타, 호비뉴 등을 영입하며 스쿼드를 보강, 프리미어리그 판도를 뒤집는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2009-2010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한 ‘드록신’과 안첼로티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디디에 드로그바가 다시 한번 득점왕 기록을 썼다. 드로그바는 32경기에서 29골을 터뜨리며 첼시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드로그바의 공격을 3선에서 뒷받침해 준 ‘부주장’ 프랭크 램파드는 14도움으로 도움왕을 차지했다. 맨유 공격수 웨인 루니와 카를로스 테베즈는 각각 26골과 23골을 넣으며 분투했다. 이밖에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15골 13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커리어 최고 공격 포인트를 세웠다.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저메인 데포가 프리미어리그 기록을 세운 시즌이기도 하다. 18득점으로 페르난도 토레스와 함께 득점 공동 6위에 오른 데포는 2009년 11월 22일 홈 경기장에서 위건 애슬레틱을 상대로 오른발로만 후반 6분, 9분, 13분, 24분, 43분에 5골을 터뜨리며 45분간 최다 득점을 올린 선수로 기록됐다.

또한 앤드류 콜(1995년 3월 4일 입스위치 타운전), 앨런 시어러(1999년 9월 19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와 함께 한 경기 최다 골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후일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010년 11월 27일 블랙번전), 세르히오 아구에로(2015년 8월 3일 뉴캐슬전)가 추가로 갖게 된다.

디디에 드로그바. (출처=스카이스포츠 캡처)

‘우승 청부사’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첼시를 다시 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골인 103골을 밀어 넣으며 득실 차 +71로 네 시즌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왔다. 맨유는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마이클 오언 등을 영입, 2001-2002시즌 아스널 FC에 가로막힌 뒤 다시 한번 전례 없는 4연패에 도전했다. 하지만 첼시에게 승점 1점 차로 뒤지며 4연패 도전 막을 내렸다.

당시 1, 2위 다툼은 치열했다. 첼시는 31라운드 블랙번 로버스와 경기를 1-1로 비기며 2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아스톤 빌라를 7-1로 격파한 뒤,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를 2-1로 꺾으며 1위 자리를 되찾는다. 토트넘전 2-1 패배로 막판 뒤집기를 당할 뻔했으나, 맨유가 블랙번과 0-0으로 비기며 승점 1점 차를 유지한다. 기나긴 경쟁 레이스 끝 마지막에 웃은 건 첼시였다. 끝까지 1위 자리를 유지한 첼시가 마지막 라운드 위건전 8-0으로 대승하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첼시는 FA컵에서도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첼시는 결승전에서 포츠머스를 만나 드로그바의 결승 골로 1-0 승리했다. 당시 포츠머스는 문제가 많은 팀이었는데 잦은 감독 교체와 침체, 구단 매각으로 빚이 많이 쌓여있는 상태였다. 결국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지자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승점 9점을 삭감하는 강경 대응에 나섰고, 당시 발람 차인라이 구단주는 법정관리를 요청하기에 이른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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