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실 초대 수석에 ’40대 쌍둥이 워킹맘’인 유혜미 한양대 교수가 발탁됐다. 유 신임 수석은 앞으로 인구정책을 전반을 다룰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의 기초 작업을 이끌게 된다. 지난해 역대 최저(0.72명)로 곤두박질 친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을 끌어올릴 정책 드라이브에도 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저출생대응수석실의 첫 수석으로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신임 수석은 인적 자본과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결혼과 일하는 배우자가 임금에 미치는 영향, 맞벌이 가구의 육아시간 배분 연구 등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에 대한 여러 원인과 해법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저출생수석비서관 임명은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초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산대응기획부 신설 방침을 발표하고, 같은 달 13일 대통령실 저출생수석실 설치를 지시한 지 두 달여 만에 이뤄졌다. 그간 대통령실이 ’40대’ ‘워킹맘’ ‘정책통’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할 후보군을 찾았지만 이를 모두 만족할 만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서다.
유 교수가 초대 수석 적임자로 낙점된 건 한양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민통합위원회에서 포용금융특위 위원장을 맡아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다. 쌍둥이를 키우는 40대 워킹맘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해 현실 문제에 대한 체감도가 높고, 이에 맞춰 정책을 고민할 수 있는 적임자였던 셈이다. 정 실장은 “초등학생 쌍둥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육아, 일 병행에 따른 현실적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과 경험, 40대 수석으로서 참신한 시각을 바탕으로 저출생 극복을 위한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을 기대한다”고 했다.
실제 유 교수는 지명 소감과 포부를 전하며 “일과 양육, 가정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지만 탄력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는 것이라든지, 노동 시장의 유연성 등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그런 부분을 정책에 열심히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특히 “출산율 하락 속도를 늦추고 반등을 끌어낼 수 있도록 단기적 정책뿐 아니라 경제·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는 과제도 과감히 발표하고 제안하겠다”며 “이런 대책이 성과를 낸다고 해도 상당 기간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인구구조 변화는 경제성장, 재정, 고용, 교육, 복지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이 큰 만큼 여러 부처와 소통에 적극 애쓰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 교수가 금융정책, 부동산 등 거시경제 분야 전문가로 저출생 문제와 연관성이 크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교수는 “저출생 혹은 인구구조의 변화라는 것이 거시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변화이고 현상”이라며 “이 때문에 저출생과 관련한 연구도 많이 해왔다”고 설명했다.
인구전략기획부의 첫 단추 격인 저출생대응수석실이 신설됐지만 부처 신설이 속도를 낼지는 미지수다. 인구전략기획부는 저출산·고령화, 이민, 지역소멸 등 각종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부총리급 부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 고려할 사항이 많다”면서 “현재 국회 계류된 정부 중점 법안 중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등 저출생 법안도 올라가 있는 상황이니 국회 논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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