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권혁준 문대현 기자 = 100년 만에 프랑스로 돌아온 올림픽 성화. 역사상 최초의 ‘야외 수상 개회식’에 한국인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3시간 동안 9000㎞를 날아온 한국 관광객들은 “평생 못 잊을 추억이 될 것”이라며 기대했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한국시간 27일 오전 2시 30분(현지시간 26일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한다.
이번 개회식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역사상 최초로 개회식을 경기장이 아닌 밖에서, 그것도 센강에서 보트를 타고 선수단이 입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각국의 선수 및 관계자 6000~7000명은 94척의 배에 나눠 타 파리 동쪽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출발한다. 이후 30분간 6㎞를 행진하면서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콩코르드 광장, 에펠탑 등 명소를 지난다.
보트에 탑승한 선수들은 에펠탑 건너편 트로카데로 광장에 도착해 집결하고 이곳에서 화려한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개회식을 몇 시간 앞뒀을 때부터 샌강 인근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지인뿐 아니라 각양각색의 인종과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보트 개회식’을 기대하고 있었다.
한국인들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다시 없을 수도 있는 수상 개회식을 직관하기 위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온 이들이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온 결혼 5년 차 정현욱(40)-정인혜 (35) 부부는 남프랑스인 리스에서 휴가를 보내다 3일 전에 파리에 도착했다고. 이들은 스탠딩석을 구매해 개회식을 관람할 예정이다.
정인혜 씨는 “좌석을 구하긴했지만 스탠딩석이라 시야 확보에 대한 걱정은 있다”면서도 “그래도 보트가 지나가는 모습은 정말 예쁠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이미 남프랑스에서 축구 경기를 보고 왔고, 개회식 직관 후엔 배드민턴 예선전을 본 뒤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정현욱 씨는 “사실 축구 티켓을 미리 끊어놨는데, 한국이 떨어지는 바람에 스페인-우즈베키스탄 경기를 보고 왔다”면서 “그래도 올림픽은 그 자체로 즐겁고 에너지가 넘친다. 매번 오기 어려운 이벤트이기에, 정말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경북 포항에서 온 이민영(57)-이혜성(33) 모녀는 오로지 개회식만을 보기 위해 일찌감치 파리행을 계획했다.
이민영 씨는 “몇 년 전에 센강에서 개회식이 열린다는 것을 보고 ‘무조건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개회식 티켓을 구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보트가 지나가 버리면 조금 허무할 것 같아서 강 인근에서 지켜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혜성 씨는 “평소 스포츠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데도 현장에 오니 흥분되고 들뜬다”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국기를 두르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2002 월드컵이 떠오르기도 한다”며 웃었다.
서울에서 온 안지호 씨(37)는 개회식을 본 뒤 한국 선수들의 경기도 여럿 ‘직관’할 참이다.
안 씨는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국은 언제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왔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면서 “배드민턴의 안세영, 탁구의 신유빈, 기계체조의 여서정 선수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고, 수영도 박태환 선수 이후 다시 한번 금메달의 역사가 쓰일 것이라 믿는다”며 힘을 불어넣었다.
한편 이날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은 32개 종목의 금메달 329개를 놓고 8월 11일까지 본격적인 열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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