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추방하지 않는 국가들을 제재해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 발언이 나왔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게재한 지난 24일 자 기고문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 출신 노동자들을 수용하는 국가의 기업과 정부 기관, 금융기관 등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벌이를 묵인하면, 김정은 정권이 국제 사회의 제재를 회피해 핵·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을 계속 조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클링너 연구원은 지난달 평양에서 있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회담을 언급하며 “이는 이미 러시아에 많이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나라가 양국 간 무역 확대에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수십 년 동안 자국 노동자들을 공공연하게 해외에 파견했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017년 12월 2397호 결의를 채택하면서 2019년 12월까지 유엔 회원국들이 모든 북한 노동자를 추방하도록 했다.
하지만 여전히 10만명이 넘는 북한 노동자들이 약 40개국에서 일하는 실정이라고 클링너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들은 주로 중국과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으며 연간 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벌어들인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 노동자들이 공업과 농업, 건설, 벌목, 광산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국제 노동법을 준수하지 않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점을 짚었다.
그는 “북한 노동자들은 보통 월급의 10~30%만 받고 나머지는 북한 정부에 송금하며, 여권을 포기하고 휴일 없이 하루에 14~16시간을 일한다”며 “감금과 구타, 성적 착취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4월 북한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노동자를 보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정보기술(IT) 노동자들도 해외로 보내 기술과 가상화폐를 탈취하고 있으며, 해외 IT 기업에도 가짜 신분으로 취업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을 수용하는 (제3국) 기업이나 정부 기관, 금융기관 등을 제재해야 한다”며 “북한 해커들에게 기술, 장비, 훈련, 피난처를 제공하며 북한의 사이버범죄와 악의적 사이버 활동을 지원하는 모든 주체를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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