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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반대에 공개매수 실패한 신성통상, 국회·금감원 곁눈질에 상폐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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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사진제공 = 신성상 홈페이지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사진제공 = 신성상 홈페이지

[딜사이트경제TV 박민석 기자 ] 지분 공개매수 실패로 자진 상장폐지에 제동이 걸린 신성통상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높아졌을 뿐 아니라, 상폐 후 배당을 오너일가에서 독식하려 한다는 의혹이 짙어지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지분 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졌기 때문. 게다가 금융당국과 국회에서도 이번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상장폐지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상장폐지를 위한 지분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 교환 등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통상이 이 같은 고민을 하는 이유는 앞서 상장폐지를 위해 추진한 1차 공개매수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4일 신성통상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최대 주주 가나안과 특수 관계인 지분을 제외한 잔여 지분 22.02%(3164만4210주)에 대해 공개 매수를 실시한 결과 지분 5.9%(846만6108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가가 주당 2300원이었기에 약 194억원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가나안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77.98%에서 83.88%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상장폐지 요건인 95%에는 못 미쳤다. 가나안은 신성통상 대주주인 염태순 회장의 아들 염상원씨가 대주주인 비상장사다. 에이션패션 역시 염 회장과 가나안이 함께 지분의 99.8%를 가진 비상장사다.

당초 염 회장 일가는 가족회사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 돈으로 신성통상 지분을 사들이려 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공개매수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오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낮은 공개매수가와 함께 당시 상장 폐지 후 신성통상이 보유한 3000억원 가량의 유보금을 염 회장과 그 오너 일가들이 ‘배당잔치’에 나설 것이란 의혹도 나왔다. 

특히 신성통상은 근 10년간 ‘무배당’ 기조를 이어오다 지난해 주주들의 반발에 따라 주당 50원, 약 72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주주 환원을 활발히 펼치지 않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또한 상장폐지를 밝힌 시점이 염 회장이 세 딸에 대규모 주식을 증여한 지 4개월 만에 이뤄진 만큼, 증여세 납부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앞서 지난 2월 염 회장은 혜영·혜근·혜민 씨에게 각각 287만4168주씩 증여했다. 당일 종가 기준 주가는 1906원으로 총 164억원 규모다. 무엇보다 30억원을 초과한 증여세 세율이 50%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향후 납부해야 세금은 각각 27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사의 경우 배당 시 자금의 일부가 일반주주들에게 흘러가겠지만 상장폐지가 완료되면 대주주 일가의 현금유동성을 높일 수 있다”며 “증여세 확보측면에선 상장폐지가 유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포괄적 주식 교환? 상폐 추진할 염 회장의 선택은

이번 공개매수 실패에 따라 상장 폐지를 위한 신성통상의 지분 확보 방안에도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서는 신성통상이 상장폐지를 강행한다면 2차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 교환 두 가지 옵션 중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 방안은 자진 상장폐지 신청에 필요한 추가 지분 11.13%를 확보하기 위해 재차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이 방법은 이미 한차례 공개매수에 실패한 상황이라 가격을 높이지 않는 한 성공 가성이 높지 않다. 실제로 이날 신성통상 주가는 전날보다 65원(2.65%) 하락한 2390원에 마감했으나, 여전히 공개매수가인 2300원보단 높았다.

다른 방법으론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상장폐지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포괄적 주식 교환은 모회사가 다른 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완전자회사로 만들려는 회사 주주가 가진 주식을 자사 주식이나 현금과 바꾸는 걸 말한다. 상법상 양사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특별결의 사항은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염 회장과 특수관계인 신성통상 지분율은 83%이기에 이미 요건을 만족한다.  이에 가족회사인 가나안이 상장사인 신성통상을 완전 자회사로 만드는 식으로 상장폐지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이 방법의 경우 금융당국에서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두산밥캣과 합병·포괄적 주식·이전 교환에 나서던 두산로보틱스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청했다. 두산밥캣을 100% 자회사로 만들려했던 두산로보틱스가 증권신고서에 지배구조 개편 관련 목적,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등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 기입이 미흡했다는 것. 이에 시장에선 금감원이 대기업 계열사 간 합병, 분할 등 자본거래의 목적과 기대 효과 등을 상세 공개를 요구하는 건 이례적인 조치란 해석이 나왔다.

국회에서도 이번 상장폐지 사례를 유의 깊게 보고 있다는 점도 우려할 점 중 하나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신성통상이 일반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상장폐지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신성통상의 자진 상장 폐지는 선량한 개미 투자자들을 죽이는 일”이라며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역행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이며며, 탐욕적 상장 폐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성통상측에선 추가 지분 확보 방법에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 TV에 “2차 공개매수나 포괄적 주식 교환 등 추가 지분 확보 방식에 대해 결정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 TV에 “지분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가를 올리면, 염 회장 일가에서 가져갈수 있는 배당이 줄고, 포괄적 주식교환은 국회와 당국이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어 어느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신성통상 입장에선 난감할 것”이라며 “국정감사 시즌도 다가 오고 있기에 여론의 비판을 받는 것보다는 공개매수가를 올리거나, 아예 상장폐지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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