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가 올 1분기 주가연계증권(ELS)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덕분에 합계 11조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다시금 이어나갔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이자이익은 25조원을 넘어섰다. KB금융은 1분기 잠시 주춤하며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 금융 타이틀을 다시 되찾았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1조10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0조8995억원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지난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충당부채가 늘면서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들었지만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NH농협금융 등은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7815억원을 기록하며 리딩 금융 타이틀을 되찾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줄어든 수치지만 증권, 보험 계열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일제히 개선돼 5대 금융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일회성 요인인 ELS 손실 보상비용 및 대손충당금 88억원이 환입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은 비이자이익 증가와 글로벌 순익 성장으로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7470억원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수준이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신용카드·리스, 증권수탁, 투자은행(IB) 등 수수료이익과 보험이익이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2조114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조6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 역시 수수료이익을 중심으로 한 비이자이익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상반기 수수료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1조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투자은행(IB) 수수료 증가와 퇴직연금 및 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우리금융도 비이자이익 증가 영향으로 같은 기간 14% 증가한 1조7554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한 8850억원으로 상반기 수수료 이익만 1조580억에 달했다.
NH농협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53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 증가했다. 특히 농협금융의 경우 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하나금융(1조347억원)과 우리금융(9310억원)을 앞서는 기록을 세웠다. 농협금융 2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1조1026억원이다.
5대 금융지주의 견고한 실적 성장세는 이자이익이 떠받치고 있다. 올 상반기 이들의 이자이익은 25조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24조1284억원 보다 4% 증가했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KB금융이 6조357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 5조6377억원, 우리금융 4조3950억원, 하나금융 4조3816억원, 농협금융 4조3424억원 순이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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