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2E란?
걸으면 포인트나 코인을 지급하거나 운전할 때도 안전거리 준수, 적정속도 유지 등 안전 운전을 하면 포인트를 지급해주는 것과 같이 특정 활동을 하면 보상을 지급하는 사업의 영어 약자다. 돈 버는 게임을 의미하는 ‘플레이 투 언'(P2E, Play to Earn)에서 파생했다.
초창기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유저 수의 확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프로젝트 자체의 실력, 그에 따른 투자유치액, 파트너로 붙는 벤처캐피털도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으나 결국 그들이 만들어 낼 메인넷 혹은 애플리케이션(앱)에 충분한 수의 유저가 전제가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프로젝트가 P2E를 통해 이 꿈을 이루고자 한다. P2E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해 게임을 하며 벌어들인 재화(게임머니)를 환전하고, 지갑에 넣은 가상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엑시가 띄우고 스테픈이 이끌었다
코로나 19 펜데믹 상황에서 엑시인피니티가 보여준 폭발적인 성장은 이 꿈이 단지 허황한 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엑시인피니티는 포켓몬과 유사한 몬스터인 ‘엑시’를 수집·육성하고 다른 이들과 대전하는 게임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한 게임으로 볼 수 있겠으나,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시장을 주도했다. 게임 내 재화로 받는 ‘SLP토큰’이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되며 게임 내 재화를 매도가 가능해지자 기본소득이 낮은 동남아시아에서 유저를 대거 끌어모았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2021년 8월에는 엑시인피니티 NFT 거래량은 190만 건을 기록했고 그해 개발사 스카이마비스는 13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 엑시인피니티로 촉발된 P2E 테마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과 더 나아가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를 필두로 하는 ‘메타버스 붐’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게임 관련 코인의 가격이 내려가며 시들해지는 듯했으나 유사한 개념의 ‘무브 투 언'(M2E, Move to Earn)을 내세운 스테픈(GMT)이 터지면서 다시 한번 유행을 선도했다. 스테픈은 NFT 신발을 보유한 유저가 걷는 거리에 비례에 스테픈 코인과 같은 보상을 지급하는 프로젝트로, 초창기 일일 1000명 한정으로만 유저 가입을 받으며 M2E 광풍을 주도했다. 여기에 스테픈 코인이 유수의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한 것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
위메이드·LG전자 등 국내 기업도 참전…버블 꺼지며 울상
이러한 영향은 국내로까지 확대됐다. 한국에서는 위메이드를 중심으로 한 몇몇 기업이 P2E 경제 도입을 위해 나섰고, 한때 호응을 얻었다. 위메이드는 한국의 게임산업법을 피해 자사 게임 미르4 글로벌과 나이트크로우 글로벌에서 ‘위믹스’ 코인을 엑시인피티니와 같은 시스템으로 도입했다.
M2E도 활발했다. 슈퍼워크, 스니커즈 등 국내 프로젝트들이 연달아 출범해 좋은 반응을 끌어냈고 대기업 LG전자도 자사의 차세대 프리미엄 신발관리 솔루션과 연동된 M2E 프로젝트인 몬스터슈클럽(이하 몬슈클)을 선보였다. 스테픈과 같이 어떠한 보상이 주어진 것은 아니지만, 마케팅 사례로 M2E가 활용된 것에 업계에서는 이를 고무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코로나 19 팬데믹의 종료, 함께 언급되던 메타버스, NFT 등의 유행 감소와 함께 주목도가 떨어졌다. 무엇보다 확실하게 유저들을 잡아끄는 매력이 부재했다.
여기에 지속가능성도 떨어진 영향도 컸다. 스테픈의 경우 단기간에 유저가 기하급수로 많아지며 처음 설계했던 토크노믹스와 달리 토큰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발생했다. 스테픈에 활용되는 코인인 GMT 가격이 급락하자 매력을 느끼지 못한 유저들은 그 즉시 이탈하기 시작했다.
해외 트렌드를 이끌던 프로젝트들이 갑작스레 무너지자 국내 프로젝트들에 악영향을 끼쳤다. 단순히 초기에 진입해 단기 수익을 보려는 이들만 남은 것이다.
앞서 언급됐던 스니커즈, 슈퍼워크를 비롯해 LG의 ‘몬슈클’ 프로젝트는 흐지부지된 채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이후에도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들은 자신을 스스로 ‘트리플 A 게임’이라고 하며 쏟아져 나왔으나 낮은 퀄리티에 많은 이들이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꾸준히 웹3 게임 문 두드리는 국내 게임사
게임 메타에 대한 붐이 식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많은 프로젝트가 꾸준히 문을 두드리고 있다. 바이낸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프로젝트는 660만 달러(약 831억 원)를 투자받았다”며 “이는 지난해 전체 투자금의 7%를 웃도는 수치이자, 테마 중 5번째에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낸스는 위변조 불가능한 NFT의 활용이나 탈중앙화 거버넌스를 추구하는 블록체인 시스템 활용 시 해킹 등 기존 게임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실제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아발란체와 손잡고 연말에 해당 네트워크 위에서 ‘메이플스토리 N’ 연내 출시를 목표로 잡고 있다. 위메이드도 올해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 런칭을 앞두고 있다.
컴투스 그룹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엑스플라 역시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워킹데드: 올스타즈’ 등 대형 지적재산권(IP) 게임을 온보딩하는 한편, EA, 징가 등 대형 게임사 출신이 주축이 돼 개발 중인 ‘매드월드’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텔레그램이 불고 온 제2의 게임 붐
여기에 자체 메인넷 톤을 보유한 글로벌 메신져 앱 텔레그램에서 최근 간단한 방식의 게임을 진행하고 보상을 받는 ‘탭 투언'(Tap to Earn) 앱의 인기가 급증하며 게임 메타 붐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햄스터 컴뱃은 올해 3월 출시해 최근 이용자가 2억 명을 돌파할 정도로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햄스터 캐릭터가 최고경영자(CEO)로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콘셉트의 게임으로, 조만간 톤 기반의 햄스터 컴뱃 토큰(HMSTR) 에어드랍을 예고한 상황이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CEO는 본인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햄스터 콤바트를 블록체인 기술을 대중에게 전달할 ‘새로운 물결’의 선두주자로 언급한 바 있다. 이미 업계에서 기본 앱으로 쓰이며 사전에 대규모 유저를 확보한 텔레그램이기에 가능했다.
이렇듯 게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던전레이드, 일루비움, 소사이어티 등이 차세대 웹3 게임으로 많은 기대를 받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낸스 리서치는 “아직 웹3 게임 관련 토큰의 시가총액은 약 178억 달러 수준으로 초창기 단계”라며 “그런데도 블록체인의 쓰임새에 대한 가능성이 돋보이고, 그 우수성이 점차 증명되면서 게임 개발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텔레그램 발 탭투언의 인기 증가도 최근 상승세의 한 몫”이라며 “현재는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의 0.7%밖에 불과하나 2029년에는 2250억 달러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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