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지속에도 경비 절감 효과
“신사업 진출·사업 다각화해야”
국내 대형 금융그룹 소속 카드사들이 일제히 개선된 성적표를 내놨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낮은 가맹점 수수료로 업황이 악화했지만, 비용 효율화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금융지주계 카드사 4곳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9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늘었다.
특히 하나카드의 순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0.6%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조달비용이 증가했으나 모집·마케팅 효율화를 통해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뒤를 이어 국민카드 역시 같은 기간 대비 32.6% 늘어난 255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조달비용 및 신용손실전입액 증가 등 전반적인 영업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요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한 내실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늘어났다”라고 밝혔다.
신한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대비 19.7% 증가한 379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용 효율화를 통한 체질 개선이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며 “전년 동기 대비 신용판매, 할부, 오토리스 등 취급액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고루 증가했다”고 전했다.
우리카드는 지주계 카드사들 중에서 같은 기간 대비 증가폭이 미미했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83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3% 증가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및 금융상품 수익성 제고를 통한 영업수익 증가를 기반으로 당기순이익이 성장세로 돌아섰다”며 “지속적인 독자카드 기반 고객 활성화를 통한 본업경쟁력 강화 및 내실경영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에는 고금리 지속에 조달금리가 높아지고, 낮은 가맹점 수수료로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자 판관비 및 무이자할부 축소 등 비용 효율화 노력이 먹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였다. 과거 최대 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던 대다수의 카드사들은 3개월까지만 제공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할부 이용금액은 늘고 있어, 1분기 기준 지주계 카드사 수수료이익은 5686억원으로 전년 동기(4547억원) 대비 25.0% 증가했다.
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같은 대출부문의 취급 규모를 늘린 것도 한 몫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카드사 8곳의 카드론 잔액은 37조6314억원을 기록했으며, NH농협카드를 포함한 카드론 잔액은 40조6059억원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다액을 경신한 바 있다.
카드업계는 올 하반기에도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비용효율화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고금리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조달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용 효율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의 상반기 성적표는 본업인 신용판매를 잘해서가 아니라 비용 절감을 적극적으로 한 결과”라며 “이 같은 기조는 금리가 하락하기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은 신사업 진출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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