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역시 3년 간의 항해를 마칠 준비를 하고 있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라는 난관에도 국민은행이 2분기에 발군의 실적을 거둔 만큼, 재차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국민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부로 끝난다. 이 행장은 지난 2022년 1월 취임하며 2년의 임기를 채운 바 있다. 이어, 작년 11월 1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은행 등 금융사들은 CEO(최고경영자) 임기가 끝나기 3개월 전에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이에 오는 9월부터 국민은행 또한 차기 행장 선임 작업을 위한 승계절차를 실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행장의 재연임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콩 ELS 악재 속 실적 면에서 선방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반기 기준으로 따지면 실적은 후퇴했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505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홍콩 ELS 사태를 직격으로 맞은 국민은행은 투자자들에게 배상하고자 1분기에만 8620억원의 충당부채를 쌓았다. 이에 1분기에는 389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홍콩H지수가 반등함에 따라 충당금의 일부가 환입됐다. 이에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86.6% 증가한 1조116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허인 전 행장이 4년 간 국민은행을 이끌었던 전례도 이 행장 연임에 무게를 싣는 근거 중 하나다.
허 전 행장은 2017년 11월부터 2번의 연임에 성공하며 4년여 간 국민은행장을 지냈다. 지주사 입장에서도 이 행장의 임기를 1년 더 늘리는 선택을 해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행장이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 때 뽑힌 인사라는 점은 걸림돌이다. 작년 11월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한 이후 KB금융 내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KB금융은 연말 인사 때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8개 계열사 대표 중 6명이 교체됐다. 이 행장이 언제든 자리에서 물러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행장은 양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로부터 내부적으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에 올해도 KB금융에 변화 바람이 분다한들 하반기 큰 변수가 없다면 이 행장이 다시 한번 살아남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후퇴한 것도 아니고, ELS나 몇 건의 금융사고 외엔 이 행장의 앞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없다”며 “큰 사고만 없으면 1년 더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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