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원전)의 강자 유럽에서 체코전력공사(CEZ)가 발주한 입찰에 ‘팀코리아’로 참여한 대우건설 최근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됨에 따라 향후 실적 회복의 키가 될 전망이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75명의 직원들을 투입했다. 직원들은 21회에 걸쳐 체코 출장을 갔고 2019년 6월부터 프라하사무소에 1명, 2021년 1월부터 경주 합동사무소에 10명의 직원이 파견됐다. 대우건설에서 원자력 경력을 보유한 직원은 15년 이상이 450명, 10년 이상이 710명에 이른다.
백 사장의 지휘 하에 체코 현지에서 원전포럼도 개최했다. 체코 정부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며 지역 사회를 방문하는 등 세밀한 영업활동을 진행했다.
원전 수출에는 정부간 지정학적, 외교 관계 등 복잡한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 원전 강국이자 유럽연합(EU) 내 입지도 큰 프랑스와 경쟁입찰을 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팀코리아는 가격 경쟁력과 시공 능력을 바탕으로 ‘예산 내 적기 시공'(On Time Within Budget)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대우건설은 시공 주간사로 두산에너빌리티와 JV(Joint Venture)를 구성했다. 주설비 공사와 기기 설치, 각종 인프라 건설 등 시공을 책임지게 된다. 대우건설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3·4호기와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1·2호기 주설비 공사 등 대형 상용 원전의 시공을 필두로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한 경험이 있다.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과 원전 해체 분야까지 수행해 설계·시공·유지보수·해체에 이르는 원자력 전 분야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건설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이후 15년 만에 해외 원전 수출의 성과를 이뤘다. 국내 기업들은 이번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원전 생태계 복원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추가 발주가 예상되는 폴란드, 네덜란드, 핀란드, 슬로베니아 등에서 수출 기회가 많아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폴란드 원전에 팀코리아로 참여 중이다.
체코 원전 건설은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000메가와트(MW) 이하 원전 최대 4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한국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한전기술·한국원자력연료·한전KPS와 수주전에 참여했다. 팀코리아는 두코바니에 추가 건설하는 원전 2기(5·6호기)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됐다.
추후 체코 정부가 테믈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팀코리아가 발주사와 단독 협상할 수 있는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팀코리아는 발주사와 세부 협상을 진행, 2025년 3월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발주사는 이후 발전소 설계와 인·허가, 각종 준비 절차를 거쳐 2029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 사장은 “한국형 원자력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원전 선진시장 유럽에서 인정받았다”며 “체코와 경주에 합동사무소를 운영하며 현지화 부분에 주력함과 동시에 팀코리아 각사의 강점을 극대화해 경쟁력 있는 입찰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종 계약 체결 전인 만큼 심기일전해 두코바니 5·6호기 계약뿐 아니라 테믈린 3·4호기도 계약할 수 있도록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협상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다”며 “완벽한 품질의 원전을 건설해 한국의 높은 기술력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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