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상반기 전세보증 사고액 2조6591억원…43% 증가
비아파트 전세값 하락세, 역전세 현상 가속화…아파트는 전세난
“빌라 전세, 매매 수요 급감, 세제 혜택 및 주택 수 제외 정책 펼칠 때”
전세사기로 촉발된 비아파트 전세시장의 균열이 역전세 현상으로 고조되고 있다. 비아파트 전세 문제가 보증금 미반환을 비롯해 주택 공급, 아파트 전세시장 불안 등 주택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시장 정상화 조치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액은 2조6591억원(1만2254건)으로 1년 전 1조8525억원 대비 약 4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올해 2월 648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3월 4938억원, 4월 4708억원, 5월 4163억원, 6월 3366억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지만 올해 말 연간 사고액은 지난해 4조3347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22년을 기점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전세사기로 위기에 빠진 비아파트 전세시장은 역전세 현상으로 이어지며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2년 전 전셋값이 고점일 때 체결됐던 전세거래 만기가 돌아오는데도 비아파트 전세 시세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보증금 미반환 사태의 우려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다만 HUG의 전세보증 사고율 자체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부터 전세반환보증 가입 기준을 공시가격 150%(공시가격 150%·전세가율 100%)에서 126%(140%·90%)로 강화하면서 미반환 위험성이 큰 주택은 보증 가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유병태 HUG 사장은 25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난 2022년 4000여억원, 지난해 3억9000여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집값과 전셋값이 2022년 6월 피크를 찍었다가 기준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하락하는 추세가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며 “전세반환보증의 전세가율을 낮춰 내년 이후부터는 보증사고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비아파트 전세시장 회복은 미지수다.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아파트 전세시장으로 옮겨가며 비아파트는 역전세난, 아파트는 전세난의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연립·다세대 주택 전세 거래 중 46%가 기존 전세보증금 대비 시세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35%보다 12%p 높아진 수치로 평균 전세 시세차익은 979만원 하락했다.
특히 수요 급감으로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 실적마저 감소하고 있어 향후 서민 주거 사다리가 끊기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도 커진 상태다. 올해 1~5월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1만5313가구로 1년 전 대비 35.8% 감소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은 아직도 전세사기 프레임의 영향으로 월세는 오르지만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모두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은 상황에 비아파트 전세나 매매 수요가 없는 것이 아파트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비아파트에 대해 세제 완화나 주택 수 제외 등 정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법에 적용받지 않는데도 주택 수에 포함돼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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