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누구든 어디서든 머릿 속에 있는 상상을 콘텐츠로 실현시킬 수 있도록 만들겠다.”
인공지능(AI) 기반 웹툰 보조작가 솔루션 ‘에이드(AiD)’ 개발사인 크림의 김지성 대표가 제시한 청사진이다. 올해 24세인 김지성 대표는 대전동신과학고를 졸업하고 포항공대 IT융합공학과에 입학한 재원이다.
3년 전인 2021년 7월 친구들과 함께 AI 솔루션 스타트업 ‘크림’을 설립, 3년째 회사를 운영 중인 청년 사업가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아무 것도 모르는 학부생 시절 창업을 해 경영에 대한 경험·지식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졌다”며 “여러 자문과 컨설팅을 통해 모르는 부분을 채워나갔고 현재는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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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보조작가 솔루션 개발… 노동시간 획기적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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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은 AI 기반 보조작가 솔루션 ‘에이드’를 개발해 주목 받았다. 웹툰 작가나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서비스로 작가가 한 캐릭터 당 7장의 이미지를 입력하면 학습과 콘티만으로 웹툰 작가의 화풍과 의도를 반영한 맞춤형 이미지를 생성해 준다. 이미지를 학습한 AI 보조작가가 창작자의 작품 의도와 화풍, 분위기, 캐릭터의 생김새, 의상, 구도 등을 정확하고 일관되게 구현한다는 게 김지성 대표의 설명이다.
에이드를 활용하면 웹툰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웹툰은 대표적인 과노동이 필요하다. 지난해 콘텐츠진흥원에서 시행한 ‘2023 웹툰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업계 종사자의 일주일 중 평균 창작 일수는 5.8일, 창작하는 날의 평균 소요 시간은 9.5시간이다. 실질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간 외에도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기획하는 시간을 합치면 사실상 일주일 내내 과도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가 중 29.4%가 ‘계약서에 무료, 유료 휴재 권리가 없어서’, 28%가 ‘플랫폼, 에이전시 등의 직접적인 압박’을 이유로 휴재가 어렵다고 답했다. 과로로 건강이 악화되는 작가들도 부지기수다. 배경과 채색 등을 각 파트별로 분업화하고 있지만 고질적인 과노동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웹툰은 작업량이 많고 리소스 많이 들어가는데 매주 연재해야 하기 때문에 분업을 하더라도 누가 아프거나 퇴사하면 중대한 차질이 발생한다”며 “연재 과정에서 휴먼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이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자체 실증결과 작업 시간을 최대 75% 단축할 수 있다”며 “실제 현장에서 에이드를 활용한 뒤 크게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에이드는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 받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4’에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크림의 혁신성을 인정 받은 것이어서 상당히 기뻤다”고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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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웹툰 논란도… “창작 대신하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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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I를 활용한 웹툰은 독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거리다. AI가 그린 그림을 과연 저작권을 가진 창작물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한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된 한 작품이 AI로 제작됐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독자들로부터 ‘별점 테러’를 받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웹툰을 제작한 스튜디오는 당시 “AI로 후보정 작업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비난 여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김지성 대표는 “AI를 활용한 웹툰 제작 논란의 핵심은 다른 창작물을 모방해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작가가 정당한 창작의 노력 없이 AI로 손쉽게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것에 대한 비판일 것”이라며 “에이드는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의 화풍과 의도를 학습해 캐릭터별로 전용 AI를 만들기 때문에 다른 창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할 일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AI 등장 이전에도 채색 등은 외주를 맡기는 일이 흔했다”며 “기존에 외주를 주던 반복 노동에 해당하는 작업들을 AI 보조작가 서비스를 통해서 대체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에이드는 창작을 대신하는 솔루션이 아니다”라며 “어디까지나 창작자의 창작을 돕는 보조작가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AI 보조작가 서비스를 웹툰을 넘어 애니메이션, 광고,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 분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웹툰과 상당히 유사한 프로세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AI 보조작가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광고나 드라 등 영상 콘텐츠들도 콘티 제작 등 중간 과정에서 AI 보조작가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해당 산업분야에서 PoC(기술실증) 제안도 받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에이드는 리뉴얼 작업 중에 있으며 8월 중 새롭게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유의미한 보급률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는 웹툰 분야를 대상으로 하지만 장기적으로 다양한 콘텐츠 분야로 스케일업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1년 출생 ▲대전동신과학고 졸업 ▲포항공과대학교 창의IT융합공학전공(휴학) ▲2021년 크림 설립 ▲2024년 CES 혁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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