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 동안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 9930억원을 순매도 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시장에서 826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670억원을 각각 순매도 했다.
올해 외국인은 5월을 제외하고 매달 국내 시장에서 순매수했다. 올해 1월엔 3042억원, 2월엔 8410억원, 3월엔 4989억원, 4월엔 2469억원, 6월엔 5301억원을 사들였다. 하지만 7월 들어 순매수 폭은 축소됐다.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순매수 규모는 1622억원으로 올 상반기 순매수 평균치인 4842억원보다 3220억원 적었다. 순매수 최고치를 기록했던 2월(8410억원)과 비교했을 때 6788억원 적다. 순매수 최저치를 기록했던 1월(3042억원)보다도 1420억원 낮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 “바이든 대선 후보 사퇴 등 정치적 이슈가 부각된 후 최근 한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과거 트럼프 집권 당시 무역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현재도 일부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선 9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며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머무를 재료가 소멸했다고 분석했다. 즉 외국인들이 미국 금리가 곧 내려갈 것이라는 호재를 확인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부터 증시 급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확실한 매수 주체였던 외국인이 뚜렷한 매도 우위를 보인 영향”이라며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간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유입됐던 자금의 유출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예상치)도 외국인들의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테슬라, 알파벳 실적 발표 이후 빅테크 기업 7곳인 M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 종목들이 급락하며 나스닥이 3%대 중반의 낙폭을 보였다. 이에 국내에서도 반도체, 2차전지 등 주력업종이 약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 상승을 이끌던 AI(인공지능) 반도체, 빅테크 산업 전반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며 “여기에 엔 강세로 인한 수급 변동성이 가세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엔 약세가 지속되면서 엔 숏, 미국 빅테크 롱 트레이드가 많았는데 최근 엔화가 급격히 강세로 전환되면서 숏 청산, 빅테크 차익실현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AI모멘텀에 대한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 보다는 앞서간 시장의 기대심리 되돌림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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