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자기자본이익률(ROE)와 구성요인(단위: %, 배)./출처=전자공시, 한국금융신문
[ROE X 밸류업] 미래에셋증권, ‘적극적’ 밸류업이 먹히지 않는 이유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밸류업’과는 멀어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지목된다. 이는 고금리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예측 불확실성도 한 몫 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증권사 중 초대형 투자은행(IB)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3곳이다. 이중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 24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주가상승률이 3%로 가장 낮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주가는 각각 31%, 21%로 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대표 증권사이자 초대형 IB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 입지만큼 ‘밸류업’에도 적극적이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강력한 주주환원정책에도 주가가 시들한 이유는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꼽힌다.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ROE는 3%로 NH투자증권(7.5%), 키움증권(9.3%)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ROE(연환산 기준)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타 증권사 대비 상승폭이 크지 않다.
ROE를 구성하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매출액순이익률(순이익/매출액), 총자산회전율(매출액/총자산), 레버리지비율(총자산/총자본) 등이며 이 세 가지 지표를 곱하면 ROE가 도출된다.
항목별로 보면 매출액순이익률 급감이 ROE가 낮아진 가장 큰 원인이다. 업황 부진으로 매출액 자체가 쪼그라드는 가운데 고정비 성격이 강한 판관비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매출액 감소와 판관비 부담은 모든 증권사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문제는 ROE의 항상성이다.
ROE와 같은 재무비율은 기업마다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 개인들이 월급을 받아 일부를 소비하고 나머지는 저축하는 것처럼 일종의 패턴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말 연환산 기준 ROE가 지난 2020~2021년 대비 약 70~80%에 근접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60%에 그친다. 상대적으로 ‘항상성 회복’이 더디다는 뜻이다.
그 원인을 추적해보면 순이자손익이 있다. 작년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순이자손익(이자수익-이자비용)이 2021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오히려 증가하는 등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 기간 동안 미래에셋증권의 이자수익은 226.7% 확대(1조3203억원→4조3138억원)됐다. 하지만 이자비용은 무려 614.5%(5527억원→3조949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 2021년 미래에셋증권의 이자비용은 영업비용 대비 4.7%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 말에는 20%까지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외부차입 등이 크게 증가했다. 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그 이후 이자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점은 자금조달 결정을 위한 과정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경쟁사 대비 낮은 ROE도 문제지만 비용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예측 가능성이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는 말과 일맥 상통한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도 시장이 좀처럼 반응하지 않는 이유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공격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그만큼 불안하다는 인식도 있다”며 “자산 규모는 확대될 수 있으나 기업가치 측면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재무비율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높은 가치를 부여 받는 만큼 공격성을 유지하되 비용통제 부문에서는 좀 더 타이트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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