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이선행 기자] 반도체는 검고 네모진 모양으로 익숙하다. 너무도 당연한 듯 여겨지지만 과학적 이유가 있다.
사각형 모양인 이유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 A씨는 “웨이퍼를 x축과 y축을 한 번씩만 자르면 사각형 모양이 나온다”며 “더욱 각진 모양이나 곡선 모양으로 웨이퍼를 잘라야 한다면 공정 과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웨이퍼 위의 반도체를 자르는 데는 주로 다이아몬드 블레이드가 사용된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 B씨는 “자르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블레이드 날과 마찰되는 각각의 변들이 많아져 손실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정색인 이유는 우선 소재에서 온다.
A씨는 “액화시킨 EMC(Epoxy Molding Compound)로 실리콘 칩을 굳히기 때문이다. 에폭시 레진이 주요 구성 물질인 EMC에는 카본 블랙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EMC는 봉지 공정(Encapsulation)의 방법 중 하나인 몰딩 방식에서 활용되는 용액이다. 초기에는 세라믹이나 금속으로 뚜껑을 만들어 씌우는 밀봉 방식이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주로 몰딩 방식을 활용한다.
봉지 공정은 패키지 기판과 전기적으로 연결된 실리콘 칩에 포장재를 씌우는 공정이다. 반도체의 8대 공정 중 마지막 공정에 해당하는 패키징 공정 중 일부에 해당된다.
검정색이어서 경제적이기도 하다.
A씨는 “EMC에는 경화제, 실리카, 난연제 등도 섞여 인위적으로 다른 색깔을 만들려고 한다면 그것이 더 어려울 것”이라며 “레이저로 칩의 이름을 새기면 흰색으로 드러나는데 검정색 칩과 대비되어 눈에 잘 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잉크로 찍어 글자를 드러내는 방식보다 레이저를 활용하는 방식이 더 널리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정색은 빛과 열로부터 반도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좋다.
B씨는 “반도체는 빛과 열로부터 매우 취약한 물질이다. ‘반’만 ‘도체’인 물질로 우리가 원할 때만 외부에서 전달되는 에너지로 인해 전기가 흘러야 한다”며 “만약 투명하다면 빛과 열이 잘 통과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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