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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의 Tech·Knowledge] IT팀 막내기자 ‘GPT-4o’ 사용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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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그림 제작 인공지능(AI) ‘달리(DALL·E)’로 만든 이미지 [자료=달리]

최근 문득 ‘왜 지금껏 생성 인공지능(AI)인 GPT-4o(포오)를 업무에 활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보기술(IT)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로서 AI 관련 기사를 자주 쓰지만 정작 저는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기자가 글을 읽고 쓰는 직업인 만큼 생성 AI가 업무에 적합한 도구인 것이 분명한데도 말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오픈AI가 개발한 GPT-4o를 돈을 내고 써보기로 했습니다. 그날이 7월 6일입니다. GPT-4o가 5월 14일 세상에 나왔으니, 정확히 53일이 지난 셈이죠.

본격적으로 사용한 지는 약 20일 정도밖에 안 됐습니다. 아직 GPT-4o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자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써보니 확실히 업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껏 제가 기사 작성 시 GPT-4o를 어떻게 썼는지, 제 나름의 영업비밀(?)을 풀어보겠습니다.
 

월구독 제도만 있는데···1년치 덜컥 결제
GPT-4o에게 오픈AI의 구독정책에 대해 물어봤다 사진GPT-4o 캡쳐
기자가 직접 GPT-4o에게 오픈AI의 구독정책에 대해 물어봤다. [사진=GPT-4o 캡처]

“오늘 사기당했다. 결과적으로 GPT-4o를 결제하려고 했는데 이와 유사한 사이트 A에서 1년치 59.99달러를 결제했다. 우리 돈으로 약 8만원을 날린 것이다.”

본격적으로 설명 드리기 전에 부끄러운 일이지만 고백 하나 하겠습니다. 저는 유사 GPT 사이트에 속아 약 8만원을 날렸습니다. GPT-4o를 써야겠다는 생각 하나에 사로잡혀 오픈AI의 GPT-4o가 아닌 유사 사이트에서 결제했습니다.

상품 가격이 이상하게 저렴하면 의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GPT-4o를 1년에 59.99달러에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혹해 유사 사이트에서 결재했습니다.

GPT-4o의 유료 구독 모델은 3가지(플러스·팀·기업용)가 있습니다. 그중 개인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플러스 모델은 한 달에 20달러입니다. 1년 치를 한 번에 결제할 수도 없습니다. 만약 1년짜리를 구매할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은 오픈AI를 가장한 유사 사이트입니다.
 

자료 조사·보고서 요약 활용···팩트체크는 반드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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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GPT-4o에게 방송통신위원회의 ‘2인체제’에 대해 질문했다. 우측은 그에 대한 답변을 담은 내용 [사진=GPT-4o 캡처]

GPT-4o를 결제하고 나서 첫 취재 현장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첫 출근길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방통위에 대해 어떤 사안이 거론되는지 자세히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GPT-4o에 물어봤습니다.

저는 질문하기 전 서두에 △1000자 이상으로 답변해달라 △출처를 꼭 남겨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렇게 하면 답변을 더욱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를 확인해 답변이 사실관계에 맞는지도 확인하기도 편리합니다. 만약 출처가 불분명하다면 AI가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으로 ‘거짓 답변’을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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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에 관한 보고서 파일을 요약·정리한 GPT-4o [사진=GPT-4o 캡처]

PDF 파일도 요약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한번에 여러 보고서를 검토해야 할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질문을 작성하는 곳에 있는 클립 모양 버튼을 누르면 PDF 파일을 첨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역시나 할루시네이션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PDF 파일의 분량이 크고 내용이 복잡할 때 더욱 자주 일어납니다. 이 경우 ‘보고서의 57~80페이지만 참고하라’라고 질문해도 괜찮습니다.
 

그림도 AI를 활용하자…원하는 의미도 담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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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기사 사진으로 사용한 그림. 그림은 오픈AI의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들었다. [자료=달리]

사진은 기사에서 중요합니다. 복잡한 정보를 간단하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기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독자 시선을 사로잡는 역할도 합니다.

IT 기사를 쓰다 보면 어느 사진을 써야 할지 고민일 때가 많습니다. 인물이 아닌 기술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니 적합한 사진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GPT-4o를 사용하면 기사 내용에 맞는 사진이니 그림을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림 생성 AI인 ‘달리(DALL·E)’ 기능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좌측 사진을 보면 달리기 경주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선수와 유럽연합(EU) 선수는 잘 달리고 있지만 한국 선수는 족쇄에 묶여 괴로워하는 모습입니다.

‘세계 각국이 AI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유럽과 달리 한국은 AI 관련 법·제도가 완비되지 않았다’는 기사에 쓰인 사진입니다. 법·제도가 완비되지 않아 한국이 미국·EU와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내용을 그림으로 구현했습니다. (참고: [박상현의 Tech·Knowledge] 美·EU는 AI 준비 끝…한국은 언제쯤)

우측 사진은 ‘AI 데이터센터로 탄소배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쓸 때 사용한 사진입니다. ‘AI→탄소배출 증가→지구온난화’를 구현한 사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참고: [박상현의 Tech·Knowledge] 탄소배출 주범 데이터센터…’지속 가능성’ 방법은)

기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기사 속 사진은 대략 16(가로):9(세로) 비율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GPT-4o에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하면 1:1 정사각형 모양의 그림을 그려줍니다. 만약 16:9 비율을 원하신다면 ’16:9 비율로 그려줘’ 달라고 요청하시길 바랍니다.
 

만능은 아냐…직접 취재원과 만나 정보 발굴해야

저는 매일 오전 그날 쓸 기사의 내용을 축약해 부장(데스크)에게 보고합니다. 많은 기자가 ‘내일 뭐 쓰지?’하는 고민을 하는데, 입사한 지 1년이 채 안 된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봐도 마땅히 보고할 거리가 나오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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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4o가 알려준 발제를 부장께 보고해 봤다. [사진=GPT-4o와 카카오톡 캡처]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GPT-4o가 알려준 발제거리를 부장께 보고했습니다. 곧바로 부장이 전화해 ‘발제로 부적절하다’고 하네요. 발제문이 너무 추상적일뿐더러 이미 여러 번 보도가 됐다는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AI가 취재원을 만나 새로운 정보를 발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자가 완전히 대체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직업 안정성 측면에선 다행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제 자신이 AI와 비교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는지 돌이켜 보게 됩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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