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20년 동안 전업카드사 중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액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후퇴한 상황이다.
현대카드 측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크게 확충했기 때문에 실적부진을 겪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작년 애플페이를 도입해 누린 ‘약발’이 최근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은 638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9.9%(7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총 순이익이 6734억원을 기록해 15%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현대카드가 지난 20년 동안 카드사 중 신용카드 이용 성장률이 가장 컸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2004년 이후 20년 동안 7개 전업카드사의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분은 약 620조원에 달했다. 이 중 현대카드가 142조5780억원 가량 이용액이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용 실적은 개인과 법인 신용카드의 신용판매액과 현금서비스, 카드론 실적을 합산한 수치다.
회원 수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현대카드는 1227만3000명의 회원수를 보유해 신한카드(1438만명), 삼성카드(1292만명)에 이어 3위에 해당했다.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에 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아 실적이 후퇴했다”며 “연체율과 실적을 두루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올해 1분기 139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했는데 이는 1년 전 657억원보다 111.9%(735억원) 급증한 것이다. 작년 또한 1조5895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해 건전성 관리를 이어갔다.
이같은 조치로 연체율을 잡는 데 성공했다. 현대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1.04%로 나타나 업계 중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카드사 평균 연체율이 1.84%인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모습이다.
한편으로는 애플페이 도입 효과가 사라진 것도 실적부진에 기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작년 3월 21일 현대카드는 애플과 손잡고 국내에 애플페이 서비스를 출시했다. 3주 만에 등록기기 기준으로 20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애플페이 효과를 등에 업고 작년 현대카드는 265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고금리 등 비우호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4.4% 순이익이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높은 애플페이 수수료가 현대카드의 발목을 잡았다. 작년 제휴사 지급수수료가 502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82.6%(2273억원) 급증했다. 나머지 6개사의 지급수수료가 1년 간 31.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은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큰 폭으로 적립하면 실적은 어느정도 후퇴할 수밖에 없다”며 “현대카드의 경우 충당금뿐만 아니라 지급수수료가 늘어난 것도 순이익 하락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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