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株 순매도 2년래 최대 규모
한국 주식은 16억 달러 순매수
AI 테마 노출·HBM 시장 장악 매력적
“삼성, TSMC 비해 기록적 저평가”
인공지능(AI) 성장에 주목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주도하는 대만증시에서 한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 M&G인베스트먼트, 인베스코자산운용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대만 주식 비중 축소, 한국 주식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외국인펀드는 이달 들어 현재까지 2년 만에 최대 규모인 72억 달러(약 9조9698억 원) 상당의 대만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16억 달러어치의 한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몇 달 동안 펀드들이 TSMC 포지션을 줄이면서 해당 주식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짚었다.
TSMC 주가가 이미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국 주식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장악, 저렴한 밸류에이션, 지나치게 높은 TSMC 밸류에이션에 대한 반사작용 등으로 한국이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은 엔비디아가 사용하는 첨단 AI 반도체의 핵심 공급업체인 TSMC를 통해 AI 테마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지만, 한국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HBM을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도 최근 HBM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제임스 쿡 투자총괄대표는 “한국에서 더 매력적인 기회가 많으므로 대만 비중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삼성에 가장 큰 주식 포지션을 두고 있다. 쿡 대표는 “삼성은 비AI 사업에만 가격이 책정돼 있고 TSMC에 비해 기록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
파비아나 페델리 M&G인베스트먼트 주식·다자산 담당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은) 훨씬 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유사한 주제에 노출될 수 있다” “대만은 일부 IA 승자의 본거지이지만 과열된 포지션이 됐다. 한 바구니에 모든 달걀을 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존 펠레그리 인베스코 아시아·신흥시장 주식 부문 이사는 “지난 몇 년간의 공급 과잉이 공급 부족, 가격 회복, 수익성 회복의 씨앗을 뿌렸다”며 “이러한 역동성은 AI 수요에 의해 힘을 얻었고 강력한 수익 성장 전망을 보완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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