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중국 포함 아ㆍ태 매출 전년비 14% 감소
‘엔저’ 일본 매출은 57% 급증해 실적 부진 일부 상쇄
아르노, 억만장자 순위 3위로 밀려
중국의 명품 수요가 줄어들자 세계 최고 갑부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베르나르 아르노(75) 루이비통모헤네시그룹(LVMH) 회장의 순자산이 올해 들어 204억 달러(약 28조2601억 원) 감소한 187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2분기 실적 부진에 회사 주가가 폭락하면서 아르노 회장이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 기준 연초 이래 가장 큰 폭의 순자산 감소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이 여파에 지난달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 부호였던 아르노 회장은 억만장자 순위에서 3위로 밀려나게 됐다. 아르노 회장의 순자산 감소 배경에는 명품 업계가 오랫동안 의존해온 중국 시장의 경기침체가 있다.
LVMH는 2분기 매출이 209억8000만 유로(약 29조656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회사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16억 유로를 밑도는 것이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매출(일본 제외)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아태지역 매출은 1분기에도 6% 감소했었다.
다만,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급증하면서 중국 매출 감소의 일부분을 상쇄했다. 회사는 “상반기 일본에서는 이례적인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일본 엔저 현상을 활용하려는 중국인 여행객의 구매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찌와 발렌시아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경쟁사 케링도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45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46억 유로)를 밑도는 것이다. 케링 역시 일본을 제외한 아태 지역 매출이 25% 감소해 직전 분기 감소폭(19%)보다 더 확대됐다.
지난주 분기 실적을 발표한 까르띠에를 보유한 리치몬드와 버버리그룹, 스와치그룹 등 다른 명품 브랜드도 중국 매출이 급격히 줄면서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이들 명품 브랜드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보복 소비로 인한 호황을 누렸으나 지난해부터 소비 심리 위축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몇 년간 명품 업계의 성장을 촉진했던 중국 고객들이 자국 내 경제적 어려움과 부동산 침체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 1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이날 테슬라 주가가 12.33% 폭락하면서 하루에만 217억 달러의 순자산이 증발했으나 2410억 달러의 순자산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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