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새 티몬·위메프 등 5곳 인수
대금 지연에 판매자 이탈 늘고, 소비자 피해도 확대
위메프, 티몬 등 큐텐그룹 내 주요 이커머스업체에서 시작된 판매대금 정산 지연 문제가 확산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산업 전반에 걸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상품 취소 사태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백화점, 홈쇼핑 등 주요 판매자들의 이탈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현 사태가 일어나게 된 배경과 업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4편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텐그룹의 위메프에서 시작된 판매자 ‘정산금 지연 사태’가 티몬으로 확산하며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
판매 대금 지급이 미뤄지면서 티몬과 위메프에서 상품을 거둬들이는 판매자들이 늘자 소비자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한 달 거래액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판매자는 물론 소비자 피해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달 초 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 500여명은 지난 5월 상품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모기업이 큐텐이 2주 이상 정산이 지연된 거래 대금에 대해 연 이율 10%의 지연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판매자들을 달랬지만, 이후 티몬에서도 정산금 지연 사례가 발생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큐텐 판매자들도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고 신용카드사의 결제를 대행하는 PG사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갈수록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큐텐그룹의 무리한 인수 전략을 꼽는다.
2022년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 그해 9월 티몬을 인수하고, 이듬해 3월과 4월에는 각각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사들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제 투입된 자금은 당초 업계의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티몬이 2000억원 규모, 인터파크커머스는 1500억원 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큐텐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을 통해 적은 돈으로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적은 돈으로 몸집을 불리는 큐텐그룹을 쿠팡의 대항마로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에도 주요 계열사들의 적자가 심화되면서 무리한 인수 작업이 현 사태를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런 가운데서도 올해 2월 미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와 3월 애경그룹 AK플라자의 온라인쇼핑몰 AK몰까지 인수하면서 재무상황은 한층 더 악화됐다. 위시 인수에는 2300억원 정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의 국내 주력 기업인 티몬, 위메프 양사는 창립 이래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다. 그러다 2019년 이후 양사의 적자폭은 1000억원 안팎으로 확대됐다.
2022년에는 2000억원 규모로 늘었고 작년에는 위메프만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2022년 대비 적자 폭이 약 2배 늘어난 규모다. 적자가 쌓이면서 작년 기준 티몬과 위메프 모두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티몬의 경우 작년 감사보고서를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았는데 적자가 지속됐을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티몬의 최근 정산 대금 미지급과 관련해 감사보고서 미제출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자금난 악화의 근거로 삼고 있다.
일각에선 큐텐그룹이 물류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현 판매대금 지연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큐텐이 위메프, 티몬 등 최근 이커머스기업을 인수한 배경에는 배송 물량을 큐익스프레스에 몰아주는 방법으로 몸집을 키워 나스닥에 상장을 하려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초 계획에 비해 상장작업이 지연되면서 투자금을 받아 그룹의 자금난을 해소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을 빚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큐텐 쇼크②] 티몬·위메프 거래액만 1조원…판매자·소비자 피해 ‘눈덩이’>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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