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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4대 금융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실적 안정성 확보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이익 호황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업 다각화를 통한 은행 의존도 축소가 4대 금융의 더욱 중요한 경영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보다 0.1%포인트 내린 2.9%를 보였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상승에 관한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2022년 3월(2.9%) 뒤 처음으로 다시 2%대로 내려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가운데 국내 물가안정 기대가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코픽스 등 시장금리는 이미 하락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6월 신규취급액 기준 3.52%로 5월(3.56%)보다 0.04%포인트 내렸다.
최근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연이어 올려도 그 효과가 상쇄되는 상황이다.
실제 4대 금융의 순이자마진(NIM)은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은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자마진이 1분기 2.0%에서 2분기와 3분기 각각 1.97%, 1.95%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하나금융지주(0.07%포인트), 우리금융지주(0.03%포인트) 순이자마진도 내려간 것으로 추정됐다.
전날 실적발표를 마친 KB금융도 2분기 그룹(2.08%)과 은행(2.08%)의 순이자마진이 둘 다 1분기보다 0.03%포인트 낮아졌다.
순이자마진은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다. 순이자마진이 내려가면 대출잔액이 늘어도 금융지주들의 이자이익 증가세는 둔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이자이익은 대출자산 평균잔액에 마진율을 곱해서 나오는데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 하반기부터 대출자산 증가폭이 하향 추세로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기업대출도 이미 증가폭이 커 무한대로 늘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도 “2025년에도 이자이익 증가세를 유지할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금리가 인하되면 이익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4대 금융은 이자이익 둔화에 대비해 실적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비은행부문의 이익 기여도를 높일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은행 기여도가 가장 낮은 KB금융도 올해 2분기 기준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1.3%에 이른다. 아직 2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은 신한금융은 1분기 그룹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65.5%, 하나금융은 77.6%이다.
우리금융은 1분기 기준 은행 순이익 의존도가 95.7%에 달한다.
주주환원 확대 등 기업 밸류업 측면에서도 은행 이자이익에 치우친 수익구조의 개선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4대 금융 가운데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우리금융은 올해 증권과 보험회사 인수합병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5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면서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앞두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도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도 보험사 인수합병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B금융은 올해 KB손해보험, KB증권,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등의 대표진을 내부출신으로 교체해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비은행 계열사에 힘을 싣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글로벌 수익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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