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쇼크에 판매자들의 불안이 높아지면서 큐텐의 소비자·판매자 보호 시스템 부재가 도마에 올랐다. 타 이커머스업체에서 대부분 이용하고 있는 ‘3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던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두달 전부터 큐텐 해외 셀러들의 판매 대금 정산이 지연된 데 이어 이달 들어 위메프, 티몬에서도 대금 미정산 사태가 발생했다. 피해 금액 규모가 월 5000억원대로 추정되는 가운데 결제대행 시스템까지 막히자 혼란이 가중됐다. 소비자와 셀러들을 위한 큐텐의 보호 장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3일 큐텐그룹은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여론이 악화하자 공지를 통해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중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고객들이 결제하면 우선 티몬과 위메프에 대금을 보관했다가 판매자별 정산 일자에 맞춰 지급했다. 새로운 시스템은 안전한 제3의 금융 기관에서 대금을 보관하고 고객들의 구매 확정 이후 판매자들에게 지급하는 형태다.
이는 곧 KG이니시스 등이 운영하는 에스크로(구매안전 거래 시스템)를 뜻한다. 에스크로는 현금성 거래에 한해 구매자의 안전거래를 보장하는 제도로 공정거래위원회가 2006년 4월1일 의무화했다. 의무대상은 계좌이체를 포함한 모든 현금거래와 배송이 필요한 거래다. 의무대상이 아닌 거래는 신용카드 거래, 온라인 강좌나 웹툰 등 배송이 불필요한 거래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소비자 구매결정 이후 영업일 기준으로 2~8일 이후에 대금을 정산받을 수 있다. 정산일은 이커머스 업체별로 다르다. 현재 쿠팡, 11번가, 지마켓 등 대부분의 업체가 에스크로를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큐텐은 에스크로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결제한 금액을 직접 관리했다. 업계에서는 큐텐그룹이 M&A를 추진하기 위해 셀러들에게 지급해야 할 정산 금액을 운용하다가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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