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시공사인 조합들 사이에서 아파트 이름에 ‘원’을 붙여달라는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물산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는 상황에서 조합들이 ‘원’ 시리즈를 하이엔드 브랜드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가 고급 아파트의 상징처럼 여겨지면서 입지가 좋은 단지에 ‘원’을 붙이는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달 분양 예정인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원펜타스’와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인 방배동의 ‘래미안 원페를라’, 과천주공10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마제스티’,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하는 단지는 ‘래미안 트리니원’ 등 주요 입지 단지에는 모두 ‘원’이 들어가는 이름이 붙었다.
최근 잠원강변 아파트 리모델링하는 단지도 ‘래미안 신반포 원펠리체’로 확정될 예정이다. 원펠리체 역시 조합원들의 ‘원’이 붙는 이름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는게 회사의 설명이다. 다만 착공 전까지 이름 변경은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단지들의 이름은 아직 확정이 아니다.
이렇게 ‘원’을 아파트 단지 이름에 넣는 요구가 늘어난 데에는 ‘래미안 원베일리’가 서울 반포 고급 아파트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들 사이에서는 ‘원’이 들어간 이름이 일종의 ‘하이엔드 브랜드’로 여겨지는 셈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원베일리나 원펜타스 등 지역의 랜드마크로 상징적인 단지들이 많아보니 실제로 조합원들 사이에서 ‘원’을 단지명에 조합하고 싶다는 요구가 있다”며 “’원(one)’은 단 하나의 고급 주거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이엔드 브랜드를 원하는 조합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은 별도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DL이앤씨는 아크로, 대우건설은 써밋을 하이엔드 브랜드로 론칭한 바 있지만 삼성물산은 아직까지 별다른 계획이 없다. 최근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주택 브랜드 재정비와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기도 했는데, 단일 브랜드로 승부를 본다는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방침이다.
‘래미안 자체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취지도 여전하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자재나 마감기준 등이 별도로 있어 수주를 할 때부터 브랜드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삼성물산은 래미안 단일 브랜드만으로 조합원 수요에 맞춰 자재 고급화 같은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파트 이름에 ‘원’을 붙이는 조합은 조합원의 요구와 선택사항일 뿐 별도의 하이엔드 브랜드는 아니다”라며 “삼성물산은 래미안 단일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원’이 하이엔드 브랜드라고 연관을 짓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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