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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램시마SC’가 유럽 직접 판매(직판)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점유율 20%를 돌파했다. 유럽은 미국과 함께 글로벌 핵심 의료 시장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회사가 10여 년 간 공들여 온 유럽 직판 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셀트리온은 자사 유통망을 통해 국내 기업의 의약품도 글로벌 시장에 추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5일 셀트리온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 치료제 ‘램시마SC’는 올해 1분기 유럽에서 2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인 ‘램시마’와 합친 점유율은 66%다.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는 17%의 점유율로 전분기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 또한 전분기 대비 3%포인트 증가한 10%를 기록했다.
이 같은 처방 실적은 셀트리온의 유럽 현지 법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한 결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처음으로 유럽 직판 체계를 구축해 지난해 기준 유럽 16개국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가별 특성에 부합하는 판매 전략으로 입찰 성과를 거둬드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은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의약품 수요가 높다. 하지만 국가마다 공급 방식이 다르고 글로벌 제약사나 로컬 기업이 이미 점유하고 있어 직판 체계 구축이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영국, 노르웨이 등은 한 개 이상의 업체를 선정해 공급 권한을 부여하는 ‘입찰’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독일은 개별 병원을 찾아다니며 공급 루트를 개척하는 ‘리테일’(영업) 방식이다. 프랑스의 경우 두 가지 유형이 섞여 있기도 하다.
셀트리온은 2013년 램시마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에 의약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파트너사를 통해 공급하는 전략을 채택하다 2020년부터 직판 체계로 전환해 올해로 직판 4년차를 맞이했다. 회사는 파트너사와의 7년여 시간 동안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직판 체계 전환을 위한 준비를 병행해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직판을 위해 유통망 구축, 현지 인력 채용,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며 “출시 제품 모두 유럽에서 처방 선두권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오랜 기간 시장을 면밀히 준비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회사가 마련한 해외 유통망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수출 경로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유럽, 미국, 중남미, 일본, 호주 등 세계 전역에서 직판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32개국에 설립된 법인에서 600명 이상의 현지 인력이 영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이 현지 기업에 판매권 부여 계약을 맺거나 기술 수출 등을 통해 일정 금액만 확보하는 방식의 제한된 접근만 가능해왔다”며 “아직까지는 셀트리온 제품만 직판하고 있지만 경험이 축적되고 현지 유통망이 공고해질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쟁력 있는 의약품도 충분히 공급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한국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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