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너무 시원하지 않아요?”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20·대한항공)이 파리 날씨를 묻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렇게 답했다. 그는 “훈련하고 있어 온전히 즐기지는 못하지만, 파리 날씨는 정말 좋다”며 웃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에 대한 가장 큰 걱정은 ‘더위’였다. 올림픽 기간 사상 최악의 폭염이 우려된다는 전망과 더불어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하는 탓에 선수촌 내 에어컨 시설조차 없기 때문이었다.
조직위는 효율적인 건물 배치를 통한 공기 순환, 차가운 지하수를 이용한 냉각 시스템을 가동하면 실내 온도를 외부보다 섭씨 6도가량 낮게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도 ‘노 에어컨’에 대한 우려는 계속됐다. 외신은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이 ‘역대 가장 더웠던 올림픽’이라며 파리 올림픽은 이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국은 앞다퉈 휴대용 에어컨 등을 준비하기도 했고, 한국 역시 냉풍기와 함께 휴대용 에어컨 26대, 쿨링 조끼 등으로 대비했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까지는 기후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던 것으로 보인다. 개회식을 이틀 앞둔 가운데 파리는 선선한 날씨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내린 비의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습도가 낮고 바람도 불면서 체감 더위를 덜하게 한다. 물론 한낮엔 기온이 30도에 육박하고 햇볕도 따가운 편이지만 높은 온도에 습기까지 많은 서울과 비교하면 많이 덥지 않다.
선수촌 내부 역시 시원한 편이다. 지난 23일(한국시간) 공개된 한국 대표팀의 선수촌 내부 객실 온도는 26도, 습도는 56%였다. 에어컨 없이도 쾌적한 환경이었다.
특히 침실과 거실에 달린 큰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바람이 내부로 들어온다. 습도가 높지 않기에 시원한 자연풍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최근 며칠 동안은 기온이 높지 않아 밤에 추위를 느끼는 선수들이 있을 정도였다”면서 “이에 이불을 추가로 요청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신유빈 역시 더위는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덥지 않고 시원하다. 날씨가 좋고 구름도 너무 예뻐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신유빈의 혼합복식 파트너 임종훈도 “날씨는 우려했던 만큼 덥지는 않다. 뙤약볕에 있지만 않으면 문제없고, 숙소에선 창문을 열어놓으면 덥지 않다”고 했다.
물론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파리는 이번 주 내내 최고기온이 30도를 밑돌고 있지만, 다음 주부터는 낮 최고 30도를 넘는다는 예보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도’에 가까운 폭염, 사상 최악의 더위를 예상했던 이들에게는 한결 부담을 덜 수 있는 날씨 조건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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