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이 상반기 4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적립금이 15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연금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ETF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미국 주식형 상품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퇴직연금 계좌에 투자된 ETF 적립금은 14조9385억원으로 전년(8조9660억원) 대비 66% 상승했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거래는 2016년 말부터 합성ETF 투자가 허용되면서 우상향하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 적립금은 2016년 73억원에서 시작해 지금은 조 단위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ETF 적립금은 2017년 593억원, 2018년 1144억원, 2019년 2126억원까지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열풍이 불었던 2020년에는 9221억원까지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곧바로 3조3361억원을 단숨에 돌파했다. 이후 2022년 4조4227억원, 2023년에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8조9660억원이 적립됐다.
퇴직연금 계좌 유형별로는 올해 기준 DB형이 822억원, DC형이 7조2331억원, 개인형 IRP형이 7조62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DB형 384억원, DC형 4조4673억원, 개인형IRP 4조4602억원이 적립됐다.
DB형은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산정되며, 기업이 적립금을 관리한다. DC형은 기업 부담금이 확정돼 있어 매년 연금입금총액 중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입금하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한다. IRP형은 근로자가 직접 계좌를 개설해 적립금을 납부하고 운용한다.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개인형IRP 계좌의 경우 전년(5.90%) 대비 2.76% 증가한 8.66%를 기록했다. 또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DC형도 전년(4.40%)보다 2.29% 증가한 6.69%를 차지했다.
채권형, 배당형에 이어 서학개미 열풍이 불면서 미국 주식형 상품 투자 적립금은 급격히 늘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날 ETF 순자산총액(AUM) 기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상품을 제외하고 TIGER 미국S&P500(4조2450억원)과 TIGER 미국나스닥100(3조7310억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2조8920억원), TIGER미국테크TOP10 INDXX(2조8730억원) 상품 등 미국 주식형 상품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 운용사도 미국 주식형, 채권형 혼합 등을 겸비한 서학개미용 상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올 한 해 상장된 ETF는 총 89개며 이 중 미국형 상품이 절반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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