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부터 3만㎡ 이상 신축 비주거건물은 지하개발 면적 50% 이상의 지열·수열 등 재생열 설치가 의무화된다.
서울시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형 건물에너지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공사비 지원과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비주거 건물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이들이 서울 전체 건물의 2.4%에 불과하지만 건물 부문 온실가스의 약 3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6개월 동안 건축설계사, 지열·히트펌프 업계 등 128명의 전문가와 총 35회의 회의를 거쳐 서울에 적합한 재생열 도입 기준과 서울형 건물 에너지 정책 기반을 마련했다.
내년부터 신축하는 연면적 3만㎡ 이상 비주거 신축 건물에 대해 재생열 의무 기준을 도입한다. ‘서울시 녹색건축물설계기준’을 개정해 지하개발 면적의 50% 이상 지열을 설치하거나 신재생에너지 설치 의무량의 50% 이상을 수열·폐열 등으로 공급하는 방안 중 사업주가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지하개발 면적이 부족하거나 장소 협소, 설치 가능량 부족 등으로 재생열 설치가 어려울 경우에는 ‘재생열자문위원회'(가칭)가 최적의 방안을 제안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재생열에너지 설치 의무화에 따른 공사비·공사기간 증가로 인한 사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용적률 완화와 함께 재생열 공사비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시는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을 근거로 제로에너지건물(ZEB) 등 녹색건축물에 대해 용적률을 최대 15%까지 완화 적용하고 있다. 지열·수열 등 재생열에너지 의무 도입에 따른 허용 용적률도 일부 완화해 사업자 부담을 줄일 예정이다.
서울의 도심지 고밀화로 개별건물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하는 데에 제약이 따르는 점을 감안해 대지 외(Off-Site)에 신재생 에너지를 설치하는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중앙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서울형 에너지 모델을 개발할 방침이다.
신축이 아닌 기축 건물에 대한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도 실시한다. 세계 주요 국가와 달리 한국은 공기열이 신재생 에너지로 분류돼 있지 않아 국가 지원이나 보급에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해 관련 법령 개정도 지원한다.
개별건물을 넘어 거점건물을 중심으로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도록 하거나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독립적인 에너지 활용이 가능한 모델도 개발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기후동행 시장회의’와 ‘C40운영위원회’에 참석한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빌딩 에너지 사용량 관리를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후동행건물 프로젝트’와 ‘지열 등 재생열 설치 의무기준 도입’ 정책에 관해 전 세계 도시정부에 소개할 예정이다.
여장권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기후위기에 시민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이어 “세계적인 이슈에 선제 대응하고자 재생열에너지 도입을 시작으로 구역 단위로 에너지자립률을 높이는 서울형 에너지 모델 개발을 위해 중앙정부와 협의해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