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경영환경에 맞춰 내실을 강화하는 전력에 힘을 쏟고 있다. 급변하는 지정학 환경, 기후위기, 경기침체 등 복합적인 위기가 기업의 경영환경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그린에너지, 바이오 등 SK의 다양한 사업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면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토털 솔루션’을 만들어내고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SK는 지난 6월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그룹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전략 방향에 뜻을 모았다. 미국 출장 중이던 최태원 회장도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SK는 다가올 시장의 큰 파고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밸류체인 정비 등 근본적인 체질 변화에 나선다. 특히 SK 경영의 근간인 SKMS(SK경영관리시스템) 정신을 기반으로 ‘운영 개선’ 등 ‘경영의 기본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최 회장은 최근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과 관련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가 강점을 갖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분야도 글로벌 시장에서 AI 못지 않은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포트폴리오 점검이 진행됨과 동시에 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분야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가 빠르게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만드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SK는 AI·반도체 투자를 통해 ▲HBM을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욱 정교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 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0%(82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재계 리더로서의 역할도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 제25대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되면서 오는 2027년 3월까지 3년간 회장직을 연임한다. 최 회장은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 경제계와 정부, 사회 간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 경쟁력을 높여 시장 선택을 받게 하고 국민 신뢰를 더 얻어 박수받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대한상의 본연 역할에 충실 하겠다’는 것이 최 회장의 향후 3년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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