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테니스 남자 복식 조로 합을 맞출 라파엘 나달(264위)과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이상 스페인)가 약 2시간 동안 맹훈련을 펼쳤다.
27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하는 이번 대회 테니스 경기는 ‘테니스의 성지’라 불리는 롤랑 가로스 스타디움에서 개최된다.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선수는 남자 복식 금메달을 노리는 나달과 알카라스다.
나달은 2000년대 초반부터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함께 ‘빅3’로 불려 온 전설이다.
메이저 대회에서만 22차례 우승한 나달은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할 예정이다. 올림픽에서 나달을 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의미다.
스페인테니스협회는 나달의 복식 파트너로 알카라스를 붙였다. 2018년 프로로 입문한 알카라스는 ‘빅3’의 뒤를 이을 새로운 테니스 황제다.
윔블던 2연패 등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를 4회로 늘린 알카라스는 올림픽에서 우승할 경우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도 노릴 수 있다.
스페인협회는 17년 차이가 나는 전현직 클레이코트 황제가 낼 시너지가 엄청날 것으로 보고 이들을 파트너로 묶었다.
나달과 알카라스는 24일 오후 7시 롤랑 가로스 내 필립 샤트리에 코트(센터 코트·1만5000명 수용)에 도착했다. 수없이 선 무대지만 이곳에서 올림픽은 처음이다.
둘에 대한 취재 열기도 뜨겁다. 본 경기가 아닌 훈련임에도 전 세계 취재진으로 몰렸다.
이들도 실전 같은 분위기로 훈련을 진행했다.
가볍게 몸을 푼 나달과 알카라스는 오후 7시30분부터 코트에서 1대1로 마주했다. 올림픽을 대비한 첫 훈련인 만큼 서로의 호흡보다는 개인의 컨디션 조절에 신경 쓰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천천히 랠리를 하던 이들은 시간이 흐르며 전력을 다해 공을 쳤다. 취재진, 자원봉사자에 더해 롤랑 가로스 상주 직원까지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숨죽이고 훈련을 지켜봤다. 코트에는 두 선수가 내는 기합 소리와 공이 맞아 나가는 소리로 가득 찼다.
민소매 티를 입은 나달은 자신보다 한참 어린 알카라스를 맞아 전력으로 임했다. 반면 알카라스는 상대적으로 힘을 아끼는 모양새였다. 힘에서는 알카라스가 우위였으나 나달의 경륜을 무시할 순 없었다.
나달은 알카라스의 코트 구석을 노리며 샷 감각을 익히는 데 주력했다. 잠시 쉴 때는 땅에 떨어진 공을 마치 ‘사포’를 하듯 발로 들어 올리는 쇼맨십을 보이기도 했다.
대선배와 훈련하는 알카라스는 경직된듯했으나 나달과 적극적으로 말을 주고받으며 소통했다. 이들은 네트 플레이, 서브 등 여러 동작을 2시간 가까이 연습했다. 이미 세계 최정상에 오른 선수지만 훈련에 임하는 자세는 누구보다 진지했다.
둘은 마지막 랠리만큼은 지고 싶지 않은 듯 집중했고, 나달이 정교한 샷을 성공했다. 이를 받지 못한 알카라스는 아쉬운 듯 웃으며 ‘괴성’을 질렀다.
굵은 땀을 쏟아낸 이들은 훈련을 마친 뒤 가벼운 포옹으로 서로를 격려한 뒤 코트를 떠났다. 그러자 경기장 곳곳에 자리했던 취재진도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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