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24일 서울에서 제10차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갖고 북·러 군사협력 강화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대화는 지난 5월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간 회담에서 외교·안보 분야 소통 채널을 재가동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차관급)과 만났다. 외교부는 이번 전략대화에서 양자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중국 측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러 군사협력에 단호히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북한이 지속적인 핵·미사일 발사, 대남 오물 풍선 살포 등의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점에 우려를 표하며,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4년 만의 방북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러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 제4조에는 ‘어느 일방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는 경우 타방은 지체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사실상 북·러 간 군사동맹을 맺은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과시하는 점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최근 북·러 밀착 가속화와 북·중 간 이상기류 속 대북 영향력이 큰 중국과의 전략적 외교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또 최근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비롯한 복합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당분간 중국의 대북 역할론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중 간의 고위급 인사 교류가 활성화하면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 개선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대화를 계기로 북·러 간 과도한 밀착을 불편하게 여기는 중국이 한국과 북한의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를 계속 다룰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하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했다. 또 중국 지방정부 당서기 방한이 이루어지며 지역 교류 활성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월에는 하오펑 당서기가 방한했으며, 6월에는 신창싱 당서기가 잇따라 한국을 방문했다.
한편, 이번 대화는 지난 2021년 12월 화상 형식으로 9차 대화를 가진 후 2년 7개월 만에 개최됐다. 대면으로는 2017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이후 약 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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