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등 기타금융채가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금리 상황이 나아지자 여전사들이 자금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하반기 건전성 우려 속에 조달 여건이 개선되는 속도는 더디게 나타나는 등 분위기 전환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7월 1~24일)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은 1조4340억원을 기록했다. 여전사들은 이달 채권을 6조700억원어치 발행해 채권 4조6360억원어치를 상환했다. 기타금융채는 은행 이외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인데, 대부분 카드·캐피털 등 여전사 채권으로 구성된다.
기타금융채는 지난달 647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순발행 기조는 올해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지난 1분기 중 기타금융채는 1조429억원 순발행액을 기록했는데 2분기에는 직전 분기보다 9410억원 늘어난 2조183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으로 비교해도 올해 순발행(4조8609억원) 규모는 전년(4조344억원) 같은 기간 대비 8265억원 더 늘었다.
이는 최근 여전채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기준 여전채(무보증·AA+·3년물) 금리는 3.426%로 이달 초(3.573%) 대비 0.148%포인트 내렸고, 연초(1월 2일, 3.920%) 대비로는 0.494%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6일에는 연 3.375%까지 하락하면서 2022년 3월 31일(연 3.32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예금 등 수신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으므로 여전채를 발행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주요 사업에 필요한 자금 중 70% 가까이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그만큼 자금 조달에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달 여건이 개선되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 2분기 중 카드사 채권 만기 도래분 중 금리가 2%도 채 되지 않는 비중(57%)은 절반을 웃돌았다. 금리 인상기가 시작되기 전 발행된 저금리 채권들이다. 결국 저금리 채권을 상환하고 고금리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만큼 조달 비용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조달 금리가 내려가도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이 지난해에 이어 계속될 것”이라면서 “조달비용·대손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수익성 확대 여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당분간 성장 흐름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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