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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인수전략 결국 자충수… 도미노 파산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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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그룹의 정산 지연의 여파가 여행상품은 물론, 소비재로도 뻗어나가며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판매자의 입점 채널 축소와 그로 인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내 정산 지급이 지연되자 국내 여행사가 상품 판매를 중단, 그중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25일까지 대금을 지급해 달라는 내용 증명을 전송했다.

앞서 지난 19일 숙박권·입장권 판매대행 플랫폼인 플레이스토리가 티몬의 대금 입금 지연을 이유로 취소 접수를 요청하는 공지를 발송한 후 해당 플랫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미 상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로, 현재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할지 검토 중”이라며 “티몬과 위메프에 요청한 대금 지급 기일이 지난 후에 대응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산 지연의 여파는 소비자에게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여행사가 위메프·티몬에 대한 기존 결제 취소·환불 신청 후 자사에 재결제해야 출발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다음주 출발 상품부터 재결제를 해야한다. 여기에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기업 역시 최근 두 플랫폼에서 상품 판매를 멈추며 피해 범위도 커질 전망이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신규 플랫폼 ‘위시플러스’를 론칭하는 등 세를 불리던 큐텐이 대금 미납 사태를 직면한 배경으로는 과도한 인수 정책이 꼽히고 있다.

앞서 큐텐은 2022년 티몬을 시작으로, 이듬해 인터파크쇼핑과 위메프를 인수한 바 있다. 이어 올해에도 위시와 AK몰을 잇달아 품에 안으며 몸집 불리기에 열중하던 참이었다. 쿠팡을 비롯한 거대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물류와 이커머스 플랫폼 등 다양한 계열사를 갖춰 자체적인 생태계를 꾸려야 한다는 계산에서다.

‘큐텐발(發)’ 정산 지연 사태의 불길이 산업군을 막론하고 번져나가자 업계에서는 판매자는 물론, 소비자의 권리가 축소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주요 판매 채널이 사라지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라며 “판매자들의 채널 포트폴리오가 줄어드는 만큼, 소비자 역시 상품 구매의 접점을 잃게 돼 선택의 여지가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티몬과 위메프 같은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위기로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이렇게 되면 판매상품의 품질 문제가 지속되는 C커머스의 입지도 커지며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 역시 증가하는 악순환이 연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 큐텐의 정산 지연 사태는 해당 기업의 운영에서 비롯된 것으로, 티몬과 위메프 내 판매자 이탈 등의 여파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며 “최근 몇 년 사이 경쟁력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나타난 만큼, 소비자는 더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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