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는 줄어든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최대 2배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금리차가 커지면 은행은 이자 장사로 쉽게 돈을 벌 수 있고, 금융 소비자들이 받는 혜택은 줄게 된다.
24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된 은행권 예대금리차 비교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곳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예대금리차는 올해 1월 1.52%포인트에서 5월 1.89%포인트로 0.38%포인트 올랐다.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가 이 기간 0.74%포인트에서 1.36%포인트로 0.62%포인트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으며, 토스뱅크(0.33%포인트), 케이뱅크(0.18%포인트) 순이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31%포인트에서 1.10%포인트로 0.22%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초와 비교해 예대금리차가 가장 하락한 곳은 NH농협은행(-0.6%포인트)이다. 이어 하나은행(-0.25%포인트), KB국민은행(-0.13%포인트), 우리은행(-0.11%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만 예대금리차가 0.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0.68%포인트)가 은행권에서 가장 낮았으나, 반년 만에 상황이 역전돼 시중은행을 모두 웃돌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0.95~1.23%포인트다.
인터넷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은 대출금리는 올랐으나 예·적금 등 수신 금리는 떨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대출금리는 올해 1월 4.30%에서 5월 4.50%로 0.2%포인트 상승한 반면, 저축성 수신 금리는 3.56%에서 3.14%로 0.4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0.07~0.56%포인트 낮아졌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하락하며 수신 금리가 내리긴 했으나, 대출금리가 하락해 예대금리차가 줄었다.
‘금리 맛집’으로 불리던 인터넷은행이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몰리자 대출금리를 올린 것이 예대금리차 확대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은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출시 후 낮은 금리를 무기로 고객을 대거 유치했고, 1분기에만 주담대를 5조원 가까이 늘렸다. 금융 당국은 주담대 쏠림이 과도하다고 문제 삼았고, 인터넷은행은 줄줄이 대출 문턱을 높였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발맞춰 대출금리를 올린 데 따른 것”이라며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며 수신 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가파르게 떨어질 텐데, 대출금리는 조정이 어려워지고 있어 예대금리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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