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LG디스플레이(LGD)의 하반기 실적은 아이폰16의 흥행여부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LGD는 아이폰16시리즈 4개 모델 중 2개에 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OLED) 패널을 공급했다. 지난해도 아이폰15 효과로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올해 역시 애플의 신작 효과가 실적에 반영될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최근 2년간 아이폰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올해 애플의 수혜가 기대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AI 기능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 신작이 교체수요를 높여 실적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의견에도 무게가 두어진다.
올 3분기 흑자전환 확실시
24일 업계에 따르면 LGD의 흑자전환은 올 하반기가 시작되는 3분기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밝힌 하반기 LGD 영업이익 전망치는 3분기 461억원, 4분기 3801억원이다. 올 2분기까지 2985억원 영업손실이 이어지겠지만 전년 동기 대비 약 66% 적자폭을 축소할 거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LGD의 실적 개선 흐름은 핵심 고객사 애플의 신형 아이폰 출시 시기가 9월인 이유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에도 LGD는 2022년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같은 해 4분기에 13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9월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 2종에 자사 올레드 패널을 공급한 까닭이다.
LGD의 주요 판매 제품군 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올 1분기 기준 스마트폰과 기타 제품을 포함한 패널은 전체 매출의 28.3%를 차지했다. 아이폰 출시일이 가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4분기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스마트폰을 포함한 LGD의 기타 제품 매출 비중은 올 1분기 보다 10%가량 높은 38.2% 였다.
AI 시스템 탑재, 넓어진 디스플레이 아이폰16 흥행 기대감↑
올해 애플의 수혜 효과가 기대된다. 출시를 앞둔 아이폰16 시리즈에 자체 인공지능(AI)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되며 이전 세대 모델과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올해 아이폰16 프로 라인 2종 모두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졌다는 점도 실적 개선 기회 요인이다. 애플 전문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아이폰16 프로는 6.1인치에서 6.3인치로, 아이폰 16 프로맥스는 6.7인치에서 6.9인치로 확대된다. 단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안정된 공급 물량도 실적 개선의 근거다. 올해 아이폰16 초기 예상 출하량은 약 9000만대로 최근 3년간 물량에서 최대치라는 점에서 LGD도 지난해와 비교해 충분히 물량을 확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LGD는 품질 이슈로 초기 패널 양산이 지연되며 삼성D에 물량 일부를 내줘야 했다는 점에서 올해 기저효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아이폰 판매량이 최근 2년간 지속 감소해왔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5는 8100만대 출하했으나 실제 연말까지 판매량은 5500만대에 그쳤다. 2022년에는 제품 출시 이후 연말까지 5700만대를 판매했는데 이보다 200만대 덜 팔린 것이다.
이같은 판매 추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아이폰 영향력이 축소됐다고 보는 시각이 하나이다. 또다른 시각은 신형 아이폰 교체 시기가 도래했다는 낙관론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아이폰16에 AI 기능이 탑재됐다는 건 아이폰 사용자의 대다수인 젊은 층에게 새로운 구매 자극 요인이 될 수 있다”라며 “아이폰 출하량이 늘어난 만큼 올레드 패널 공급업체도 지난해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에 편중된 사업구조 극복 가능할까
LGD가 매출 비중이 높은 모바일 부문 올레드 패널에서 고객을 다변화하지 못하고 애플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업구조는 매출 성장의 한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D의 모바일 올레드 패널 매출은 전적으로 애플에 기대고 있는데 이마저도 삼성D와 나눠갖는 구조이고 공급 물량도 여전히 뒤진다”라며 “LGD가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전략적인 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폰16 시리즈는 일반형 2종과 고사양 제품인 프로 라인업 2종이 출시된다. 삼성D는 4종 제품 모두에 올레드 패널을 공급한 반면 LGD는 프로 라인업 2종에만 자사 올레드 패널을 공급한다.
업계에서는 LGD와 삼성D의 물량이 겹치는 아이폰 16 프로와 프로맥스 모두 삼성D의 공급 물량이 LGD를 앞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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