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기준 매출 2조1038억·영업익 6558억…연매출 4兆 기업 가시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반기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의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이어진 성과다. 선제 투자와 대규모 수주가 빚어낸 거침없는 성장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연매출 4조 원이 넘는 공룡 기업의 탄생이 임박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조1038억 원, 영업이익 655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167억 원, 영업이익은 2106억 원 증가한 규모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별도기준으로도 매출 1조4797억 원, 영업이익 562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2515억 원, 735억 원 늘었다. 1~3공장이 완전가동하는 가운데 24만 리터 규모 4공장의 램프업(Ramp-up, 가동률 증가)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 기간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환경도 뒷받침됐다.
가동률 증가는 잇따른 수주 성공이 낳은 결과다. 올해에만 7건의 신규 및 증액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 1조4637억 원의 역대 최대 계약을 맺으면서 연간 누적 수주액은 2조50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액(3조5009억 원)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상반기 매출 8100억 원, 영업이익 295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407억 원, 2172억 원 증가했다. 바이오시밀러 신규 품목허가로 마일스톤이 유입되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크게 성장했다.
실적은 하반기에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연매출 4조 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는 매출 4조2920억 원, 영업이익 1조2405억 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20대(시가총액 기준) 제약사 가운데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특히 2020년 존림 대표의 취임 이후 GSK,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노바티스 등 빅파마의 러브콜이 본격화됐다. 빅파마는 자체 생산시설이나 위탁생산(CMO) 계약을 이미 보유한 상태이기에 신규 파트너사로 진입하기 쉽지 않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후발주자이면서도 이들이 요구하는 높은 기준을 충족하면서 글로벌 CMO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주효한 성장 전략은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한발 앞서나간 설비 대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에 이어 18만 리터 규모의 5공장을 내년 4월 가동할 계획이다. 5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은 78만4000리터로 늘어난다. 제2바이오캠퍼스에 6~8공장이 들어서면 2032년 총 생산능력은 132만4000리터가 된다.
압도적 생산능력을 마련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의약품에서 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연말에는 ADC 전용 생산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
신규 위탁개발(CDO) 플랫폼과 서비스를 출시하며 CDO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고농도 세포배양 플랫폼 에스-텐시파이(S-Tensify™) △고객 맞춤형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지원하는 셀렉테일러(SelecTailor™) 서비스 패키지 △후보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 기능을 추가한 디벨롭픽™(DEVELOPICK™) 3.0 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규 모달리티(Modality)를 위해 약 720억 원(5223만 달러) 규모의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2호 펀드를 조성,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에 중점을 둔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8호 펀드에 투자했다. 앞으로도 잠재력 있는 기업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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