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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데 처벌은 솜방망이’ 보험사기 “중대범죄로 가중처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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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로 가족들을 사망 혹은 다치게 한 일명 '엄여인'(본명 엄인숙) 사건은 20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사진=엠뚜루마뚜루 유튜브 화면 캡처

나날이 진화하는 보험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적발되는 금액과 인원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도 보험사기와 관련해 별도의 양형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보험사기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검토’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한 하태헌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현재 양형기준은 일반사기와 조직적 사기 유형만 설정하고 특별법상 보험사기에 대해선 양형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다”며 “보험사기에 대해 별도 양형기준 유형을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보험사기가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범죄 중 가장 빈번하다는 점 ▲보험사기의 처벌 수위가 일반사기보다 훨씬 낮다는 점 ▲피해자의 범위가 사회적으로 넓다는 점 등을 들어 별도의 양형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6년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정에도 보험사기로 적발되는 금액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6년 7185억원을 기록했으나 2023년 기준 1조1164억원으로 증가했다. 적발 인원도 11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4월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사기범죄 양형기준 설정 범위 및 유형 분류안 심의’를 진행했다. 기존의 사기 범죄 양형기준에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을 사기범죄 양형기준 설정 범위에 새롭게 추가하기로 했다.

하 변호사는 “보험사기는 피해자가 보험사뿐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장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분, 전체적으로 보험료율이 올라가 가입자 모두 피해를 본다”며 “그런 점에서 보험사기는 사회적인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는 큰 문제라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의료인과 자동차정비업자, 보험모집인, 손해사정사, 보험회사 직원 등 보험산업 관계자가 보험사기에 가담할 경우 보험사기 관련 가중요소로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보험계약 체결 시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와 상대방 동의 없는 공탁 등 현행 사기범죄 양형기준 중 감경 요소로 돼 있는 부분은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보험사기에서 고지의무 위반은 가입 당시부터 보험사기를 전제로 하는 적극적 기망이자 위법 사항의 핵심”이라며 “고지의무 미이행을 참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제언했다.

보험사기에 일관된 판결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희경 생명보험협회 부장은 “별도의 양형기준 없이 법관의 재량으로 판결함에 따라 비슷한 규모의 금액을 편취했더라도 징역과 벌금 형량 선고가 일률적이지 않다”며 “보험사기 범죄에 대한 법원의 형량 선고 시 원칙적이고 일률적인 판결 잣대를 적용한다면 판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향상될 것이고 보험사기 범죄를 근절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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