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계열사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대금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급히 귀국해 해결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 18일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티몬·위메프 대표 등을 잇달아 만나고 있다.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과 위메프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에는 두 회사를 잇달아 인수한 큐텐이 있다.
구 대표는 국내 최초 오픈마켓 G마켓의 창업자로 이커머스 신화를 써낸 바 있었으나 큐텐 설립 후 무리하게 기업을 인수며 위기를 맞이했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그는 1999년 인터파크에 입사해 사내 벤처 형태로 2003년 ‘구스닥’을 창립했고 사명을 G마켓으로 변경했다.
이후 2005년 연간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했고, 2006년에는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2009년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했다.
구 대표는 회사 매각 후 G마켓 매각 당시 이베이와 했던 ‘한국에서 10년간 겸업 금지’ 조항에 따라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베이와 51대 49 지분 비율로 싱가포르에 지오시스를 설립한 뒤 동남아 지역 중심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을 선보였다.
큐텐은 일본·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중국·홍콩 등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쇼핑몰 상품 배송을 위한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도 설립했다.
동남아에서 큐텐을 키워 왔던 구 대표는 겸업 금지 기간이 끝나자 큐텐을 통해 본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며 국내 진출을 다시 시작했다. 큐텐은 2022년 티몬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AK몰까지 사들이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몸집을 불려 왔다.
문제는 연이어 인수한 업체들의 재무 상태와 수익성이 계속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티몬은 이미 2017년부터 자본 잠식 상태였으며 유동 부채가 7000억을 넘어섰다. 위메프 역시 작년 말 기준 유동부채 3000억원 이상으로 유동자산의 5배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 지난 11일 큐텐과 위메프에서 판매자들의 정산 지연 불만이 터지면서 빠르게 악화했고, 유통업계 전반으로 문제가 번질까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금융업계도 나섰다. 24일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는 현재 티몬과 위메프의 카드 결제를 중단했다. 대금 지급을 보류한 PG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의 취소 신청이 많아지자 손해를 막기 위해 카드 취소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티몬·위메프 고객은 환불을 요청할 경우 계좌번호를 입력한 뒤 현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티몬·위메프는 전날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중 도입하겠다고 공지했다. 신규 정산 시스템은 고객들의 구매 확정 이후 제3의 금융기관에 보관하던 대금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최근 일시적인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면서 티몬·위메프의 판매자 이탈·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산 대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빠르게 지급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중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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