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의 투자은행(IB) 부문 전반을 이끄는 강성범 IB1사업부 대표가 사모투자(PE)팀 직접 지원에 나섰다. IB 역량을 키우려는 중소형 증권사들로의 인력 이탈이 심화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강 대표는 최근 주요 포트폴리오사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IB업계에 따르면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IB1사업부 대표(부사장)는 최근 PE팀 핵심 포트폴리오사로 꼽히는 SK브로드밴드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해당 회사의 상시적 업무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경영 관련 주요 의사 결정 등에 참여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0년 SK브로드밴드에 3900억원을 투자한 이후 꾸준히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투자 규모가 큰 것은 물론,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이후 투자한 건이라 주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회수 난도가 높은 딜로 꼽히는 탓이다. 내년 상장 요건도 풀어야 할 과제다.
다만 부사장급이 직접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초 투자 후 해당 투자를 주도한 유상현 전 미래에셋증권 PE본부장이 이사회에 참여했지만, 전무급이었다. 최근에는 PE팀을 이끌었던 이사급 팀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SK브로드밴드 이사회에 합류해 경영에 참여한 바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 PE팀의 잇따른 인력 이탈이 강 부사장의 직접 참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 PE팀의 이사급 팀장은 물론 부장급 수석매니저 2명도 연이어 이탈, 이후 팀장에 수석 매니저 아래의 선임 매니저가 배치되면서 시장에선 조직 자체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미래에셋증권이 신규 투자는 접고 기존 투자건 관리 및 회수로 돌아섰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사급 팀장과 부장급 수석매니저의 이탈에도 미래에셋증권이 충원을 택하지 않으면서다. 이사와 수석매니저가 떠난 자리는 후임이었던 1986년생 선임 매니저가 채웠다.
강 부사장의 직접 지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의 PE팀은 오히려 강화되는 모양새다. 1968년생인 강 부사장은 대우증권부터 시작해 줄곧 미래에셋증권에 몸담은 기업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증권사 1세대 사모투자조합(PEF)으로 불리는 대우증권의 르네상스PEF 운용·회수를 이끌기도 했다.
강 부사장은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을 거쳐 IB1사업부 대표에 올랐다. IB1사업부 산하에는 기업공개(IPO)본부, 커버리지본부, 인수금융본부, 어드바이저리본부 등 정통IB가 몰려 있다. PE팀은 어드바이저리본부 소속으로 본부장을 넘어 사업부 대표의 지원을 받는 셈이다.
강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 외에 미래에셋증권 PE팀이 PE본부였던 시절 단행한 LX판토스 투자금 회수 방안 마련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말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오너 일가가 보유한 LX판토스 지분 19.9%를 1450억원에 사들였는데, 해당 펀드의 만기가 올해 말로 다가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이사와 수석매니저 아래에서 일했던 선임 매니저를 팀장에 올리는 세대교체에 나섰는데, 포트폴리오사와 소통은 부사장이 직접 지원을 택한 모양새”라면서 “기관출자자(LP) 미팅에는 사업부 대표인 강 부사장이 직접 동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사내 공모 방식으로 PE팀 인력 충원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4명으로까지 줄었던 PE팀 인원은 최근 6명으로 늘었고 추가 충원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은 PE팀 인력 유출 원인으로 꼽혔던 성과체계 조정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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