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와 집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물가에 대해 낙관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주택가격에 대한 전망은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6로 전월 보다 2.7포인트(p)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물가는 잡힐 것 같은데 집값은 못 잡겠네
특히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을 말해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보다 0.1%p 내린 2.9%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2년 3월(2.9%)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물가는 잡히더라도 집값은 뛸 것으로 예상됐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 보다 7p 오른 115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11월(116)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하면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올해 주택가격전망지수 추이를 보면 지난 1월 92를 시작으로 △2월 92 △3월 95 △4월 101 △5월 101 △6월 108 등으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황희진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연기 등으로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졌다”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도 있어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타이밍 잡기 어려워진 이창용
집값 상승 기대감과 맞물린 금리수준전망지수는 95로 3p 하락했다. 지난 5월 104를 기록한 뒤 6월(98) 100선 아래로 떨어지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잡히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소비심리’로 움직이는 집값이 들썩거리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9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한은이 이르면 10월에 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 불안이 커질 경우 올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올해 열리는 한은 금통위는 8월과 10월, 11월 세 차례만 남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