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양궁 경기 앞서 현지 도착해 지원상황 점검
리우‧도쿄올림픽, 항저우아시안게임 등 중요 국제대회마다 동행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제33회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양궁 국가대표팀이 값진 성과를 거두고 모든 경기를 마칠 때까지 그룹 회장으로서의 업무를 잠시 내려놓고 대한양궁협회 회장으로서 뒷바라지에 매진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올림픽 양궁 경기일정에 앞서 파리에 도착해 사전 준비 상황 점검에 나섰다. 파리올림픽 개막식은 26일(현지시간)로 예정돼 있지만 양궁 경기는 이보다 앞선 25일 남녀 개인 랭킹 라운드부터 시작된다.
정 회장은 파리 현지에서 양궁 대표팀을 위해 마련된 휴게실과 훈련장소 등 지원 상황을 직접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파리 체류 일정은 우리 국가대표팀 성적에 따라 길게는 열흘 이상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 단체전(28일), 남자 단체전(29일), 혼성 단체전(8월 2일)은 당일 금메달 결정전까지 치르지만 개인전은 장기간 경기가 이어진다.
양궁 남녀 개인 엘리미네이션 라운드는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진행되며 여자 개인 금메달 결정전은 내달 3일, 남자 개인 금메달 결정전은 내달 4일 열린다. 개인 금메달 결정전이 열리는 날 16강전부터 치러지는 만큼 세계 최강인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 날까지 경기를 치르는 것은 확정적이다.
파리올림픽 양궁 대표팀은 남자 3명(김우진‧김제덕‧이우석) 여자 3명(남수현‧임시현‧전훈영) 등 총 6명이다. 정의선 회장은 이들과 함께하는 제7의 멤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 회장과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은 그동안 우리 대표팀이 국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큰 뒷받침이 돼 왔다.
정 회장은 과거에도 올림픽 등 양궁 대표팀의 중요 경기마다 선수들과 함께하며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19로 1년 미뤄져 2021년 7월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 당시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투자전략을 점검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출장 일정을 마치자마자 급하게 일본으로 날아가 양궁 대표팀을 챙긴 일은 정 회장의 양궁사랑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남아 있다.
정 회장은 당시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방역상황을 철저히 점검하는 한편,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식사와 편의시설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노력이 바탕이 돼 우리 선수들은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 중 4개를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도쿄올림픽에 이어 이번 파리올림픽에도 국가대표로 나서는 김우진 선수는 도쿄올림픽 이후 현대차그룹 직원들과 가진 ‘공감토크’에서 “회장님께서 사소한 것 하나까지 챙겨주셨다. 선수들 식사 때 메뉴를 딱 선정해서 이거 해줬으면 좋겠다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면서 “양궁을 정말 사랑하고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정 회장의 주도 하에 우리 양궁 대표팀에 대한 최상의 지원이 이뤄지며 각국 선수단의 부러움을 샀다. 경기장에서 약 3km 떨어진 호텔에 전용 휴게 공간을 마련하고, 선수들이 경기 전후 틈틈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휴게 공간에서는 물리치료와 샤워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샌드위치, 유부초밥, 주먹밥, 과일, 견과, 과일주스 및 이온음료 등 다양한 간식과 음료를 구비해 피로를 회복하도록 했다.
또, 항저우의 유명 한식당과 계약을 맺고 경기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점심식사로 한식을 제공했다. 선수들이 선호하는 메뉴 선정은 물론 식자재 구매부터 조리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은 금메달 4개 등 총 11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역대급 폭염과 안전 문제로 우려가 컸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의 전폭적 지원이 빛을 발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선수들이 폭염을 피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휴게실, 물리치료실, 샤워실 등 최상급 시설이 갖춰진 트레일러를 경기장 인근에 설치했다. 당초 경기장까지의 이동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선수촌 외에 별도의 숙소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안전 문제로 ‘호텔급 트레일러’로 대체한 것이다.
양궁 대표팀만을 위한 전용 식당과 전담 요리사도 지원됐다. 대회 기간 동안 경기장 인근 식당을 빌리고, 상파울루에서 한식 조리사를 초빙해 언제든지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점심에는 이곳에서 직접 한식 도시락을 만들어 경기장 및 선수촌으로 전달했다.
우리 양궁 대표팀은 조직위의 경호와는 별도로 고용된 사설 경호원들로부터 보호받았으며 이동시에는 현대차에서 특수 제작한 맥스크루즈와 투싼 방탄차를 제공받았다.
당시 올림픽에서 우리 양궁 대표팀은 사상 최초로 남·녀 전종목을 석권하며 양궁 종목에 걸린 금메달 4개를 싹쓸이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가 협력해 ‘특급 지원’에 나섰다.
양궁대표팀은 출국에 앞서 진천선수촌에서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철저한 대비를 마쳤다. 파리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앵발라드 사로와 동일한 환경을 진천선수촌 양궁장에 조성한 뒤 흔들림이 없는 로봇과의 대결, 국가대표 B팀과의 스페셜 매치 등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중요 대회 때마다 사전에 진천선수촌에 경기장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AI, 비전 인식, 3D 프린팅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R&D 기술을 총동원해 훈련장비와 훈련기법을 지원해 왔다.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장비인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등을 양궁 대표선수들을 위해 개발했다. 실전 경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3D 프린터로 선수의 손에 최적화한 ‘맞춤형 그립’도 제작해 제공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이전보다 진일보된 기술이 선수들에게 지원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1일 ‘2023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리올림픽 지원 준비에 대해 “지금까지 해온 것에 현재 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새로운 방법으로 또 해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리올림픽 현장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선수촌 외 앵발리드 인근 200m 거리에 선수들의 휴게실 개념의 숙소를 따로 마련했으며, 파리 외곽의 종합 스포츠클럽 경기장 하나를 빌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