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들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웃돈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는 17일 ‘2024년 7월 아시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전망한 2.2%보다 0.3%포인트 높여 잡은 것이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과 동일한 2.3%를 유지했다.
ADB의 한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전날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와 동일하다. 앞서 IMF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발표보다 0.2%포인트 올린 2.5%로 예상한 바 있다.
ADB와 IMF의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의 예측과 동일한 수준이다.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전망치(2.6%)보다 0.1%포인트 낮다.
주요 국제기구들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대로 상향 조정하고 있는 것은 수출 증가세 덕이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33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액을 기준으로 역대 둘째로 많다. 분기 기준 수출 증가율도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수출을 이끌고 있는 것은 반도체다. 올 상반기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52.2% 늘어난 65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기준 역대 둘째로 높았다.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인 3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1분기 경제성장률이 1.3% ‘깜짝 성장’하면서 예상을 웃돈 영향도 크다. 정부는 2분기 성장률이 0%를 기록한 뒤 3~4분기 잠재 수준인 0.5%의 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올해 성장률 2.6%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ADB는 우리나라 물가가 올해 2.5%, 내년 2.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4월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다.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0%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내수가 견고한 데다 전자제품 등 수출이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중앙아시아는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 상향한 4.5%, 동아시아는 0.1%포인트 높인 4.6%를 제시했다. 남아시아(6.3%), 동남아시아(4.6%), 태평양 도서국(3.3%)의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과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미국 등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심화,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내수 침체 지속 등은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과 동일한 4.9%로 예측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4월 예측보다 0.3%포인트 하향한 2.9%로 전망했다. 통화 긴축 영향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 식료품 가격 상승이 둔화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찾아간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앙아시아의 물가상승률은 직전 전망보다 0.3%포인트 내려선 7.6%, 동아시아는 0.5%포인트 떨어진 0.8%로 전망했다. 남아시아는 0.1%포인트 오른 7.1%가 예상되며 동남아시아(3.2%), 태평양 도서국(4.3%)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예상을 유지했다.
내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물가상승률은 3.0%로 내다보면서 지난 4월 전망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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