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자 시공사 요구를 받아들여 정비사업 공사비를 올리는 재건축 조합이 늘어나고 있다. 분담금이 늘더라도 집값 상승에 따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공사비를 3.3㎡당 666만원에서 811만5000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서울시 코디네이터의 중재로 6차례 회의를 통해 증액 합의안을 마련, 지난 16일 총회에서 의결했다.
성동구 행당7구역 조합도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공사비 인상에 합의하며 공사비를 3.3㎡당 543만원에서 618만원으로 올렸다. 당초 대우건설은 총 526억원 증액을 요구했으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공사비 검증을 거쳐 요청액의 53%인 282억원 증액으로 합의됐다.
구로구 고척4구역 조합도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공사비 인상에 합의했다. 공사비는 3.3㎡당 447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올랐다.
이처럼 많은 조합이 시공사의 공사비 인상 요구에 응하게 된 이유는 서울 집값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7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8% 오르며 1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분양가도 계속 오르고 있어 합의가 늦어질수록 조합원 부담만 늘어난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267만6000원으로 3.3㎡당 4000만원을 넘었다.
공사비 분쟁이 소송으로 비화하는 경우도 있다. 강북구 미아동 미아3구역 시공사인 GS건설은 조합에 공사비 등 322억9900만원 청구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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