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6년 7월 24일, 극장용 장편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브이(V)’가 개봉됐다. 당시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지금도 많은 고정팬을 거느리고 있다.
‘로보트 태권브이’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은 각 분야 당대의 최고 전문가들이었다. 원작은 조항리, 감독은 김청기 감독, 각본은 지상학이었다. 음악은 최창권이 맡았으며, 세계적인 소리 전문가 김벌레도 참여했다. 또한, 제작자는 한국 영화계의 거목인 영화감독 유현목이었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로 시작되는 주제가를 부른 최호섭은 최창권의 아들로, 훗날 ‘세월이 가면’을 부른 가수로 성장했다.
태권브이는 무술(태권도)을 사용하는 로봇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김청기 감독은 정확한 태권도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실제 태권도 유단자의 태권도 기본 동작을 분석해 이를 정확하게 태권브이 동작에 적용했다.
태권브이는 개봉과 동시에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당시 서울에서만 13만 명의 관객이 관람하는 등 그해 개봉된 영화 전체에서 흥행 2위를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태권브이는 속편도 시리즈로 제작됐다.
태권브이는 4년 먼저 나온 일본 ‘마징가제트(Z)’와의 유사성 때문에 표절 비난도 받았다. 김청기 감독은 이에 대해 태권브이 제작 동기나 아이디어가 마징가제트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스토리는 독창적이고 특히 머리 부분 디자인은 세종로 이순신 장군의 동상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18년 한국 법원은 태권브이가 표절은 아니며 마징가제트의 영향을 받은 2차 저작물이라고 판단했다.
태권브이의 성공은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 이정표를 남겼다. 이 작품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형성됐고, 이후 더 많은 작품의 제작이 촉진됐다. 이제 태권브이는 새로운 세대에는 낯선 캐릭터가 됐지만,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여전히 중요한 작품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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