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축 아파트 매매시장 곳곳에서 전 고점을 돌파하는 등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집값 상승세가 뚜렷한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공사비 갈등 등 아파트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이 더디게 진행되자 준공 5년 이하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린 탓으로 분석된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4932가구 규모의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14층)가 최근 20억1000만원에 거래돼 2년9개월 만에 이전 최고가 기록(2021년 10월 20억원)을 1000만원 경신했다.
업계에선 1만2000가구에 달하는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집들이를 시작하면 강동구 일대 공급 과잉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지만 오히려 입주권 가격 오름세와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권은 지난달 29일 23억5177만원에 거래돼 분양가인 12억~13억원보다 10억원 넘게 뛰었다. 이 같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흐름은 비교적 신축 단지에 속하는 준공 5년 이하 아파트에서 두드러진다. 최근 신고가를 경신한 고덕그라시움도 2019년 9월 입주한 신축 단지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 변동 자료에 따르면 신축과 준신축의 강세가 뚜렷하다.
지난 6월 5년 이하 서울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1.03% 올랐고 5년 초과~10년 이하 준신축은 0.86% 상승했지만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는 0.46% 올라 대조를 이뤘다.
올 상반기(1~6월) 누적 변동률도 5년 초과~10년 이하 준신축이 1.31%로 가장 많이 올랐고 5년 이하 신축은 1.29% 뛰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이어 ▲10년 초과~15년 이하 1.15% ▲15년 초과~20년 이하 0.68% ▲20년 초과 0.21% 등의 순으로 나타나 신축에 가까운 아파트일수록 상승세가 더 뚜렷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사업 진행이 더딘 정비사업 추진 단지에서 촉발됐다고 본다. 올 들어 서울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부동산R114 기준)이 0.14% 오른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0.06% 상승에 그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흐름은 재건축이 보합 수준에서 움직였지만 일반아파트는 0.05% 뛰었다”며 “공사비 갈등과 조합원 분담금 이슈 등이 겹쳐 불확실성이 커지자 재건축 보다 신축이나 준신축으로 방향 전환을 택한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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