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을 앞둔 한국 선수단의 현지 숙소 내부가 공개됐다. 에어컨 없는 숙소와 골판지 침대 등으로 많은 우려를 낳기도 했으나 현재까지는 큰 문제 없이 운영되는 모양새다.
대한체육회는 23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에 위치한 한국 선수단의 선수촌 내부를 공개했다.
이날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전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선수촌을 공개하는 미디어데이를 열었는데, 체육회도 이 일정에 맞춰 선수촌 내부를 한국 취재진에게 개방했다.
몬테네그로 등과 한 건물을 쓰는 한국 선수단은 3~5층의 89개 객실을 사용한다.
방 하나를 두 명이 함께 쓰는 형태로, 방마다 싱글 침대 2개가 배치돼 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때부터 등장했던 골판지 침대가 이번에도 사용됐다.
골판지 침대는 침대 프레임을 골판지 재질로 설계하고 그 위에 매트리스를 깐 형태로, 도쿄 대회 땐 200㎏ 하중을 견딜 수 있었는데 이번 대회에선 25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보완됐다.
체구가 큰 선수들에겐 다소 작게 느껴질 수도 있었으나 아직 불편함을 호소한 선수는 없었다는 게 체육회 측의 전언이다.
각 방에는 냉풍기도 한 대씩 비치됐다.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하는 파리 대회엔 선수촌에도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아 우려가 컸는데, 대한체육회는 냉풍기를 확보해 이를 보완했다.
선수촌은 센강변에 위치해 있어 창문을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여기에 냉풍기를 틀어 공기를 순환해 주면 에어컨 못지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체육회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이동식 에어컨도 26대를 준비했다. 내부의 더운 공기를 바깥으로 빼주는 것으로, 실외기는 없지만 호스를 창문에 설치해야 한다.
선수촌 관계자는 “이동식 에어컨은 소음도 큰 편인 데다 설치하면 창문을 열거나 닫을 수 없어 환기도 어렵다”면서 “선수들이 원하면 설치해 줄 계획인데 지금까지는 설치한 방은 없다”고 했다.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벌레’다. 선수촌을 비롯해 파리엔 ‘방충망’이 따로 없다. 특히나 선수촌은 센강 인근에 위치했기 때문에 창문을 열면 벌레 등의 들어올 위험이 적지 않다.
이에 체육회는 모기기피제도 준비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 1인당 1개씩만 가져가게끔 공지했다.
선수촌에는 ‘선수단 라운지’도 마련됐다. 선수들의 휴식과 피로 해소를 위해 운영되는 일종의 ‘간이매점’이다.
이곳엔 라면과 김치를 비롯해 즉석식품, 즉석밥, 참치 통조림 등 각종 한국 음식으로 채워져 있다. 체육회는 현지 한국 마트 등에서 해당 음식을 공수했다.
3층부터 5층까지 총 5개의 라운지가 있고, 4층의 테라스형 라운지를 제외한 4곳엔 더위를 식히기 위한 냉동고도 비치됐다. 냉동고는 물을 얼리는 등의 용도로 활용된다.
테라스형 라운지는 휴식을 위한 장소다. 센강이 마주 보이는 곳에서 선수들이 사진을 찍는 등 ‘포토존’으로도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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