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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물가가 일시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가 공식으로 밝혔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가 다시 반등하게 되면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의 고민이 한층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최악이 물가가 다시 튀어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수치가 지속적으로 안정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내수가 나빠도 기준금리 인하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기상이변과 기저 효과 등으로 7월은 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비가 많이 내린 탓에 신선채소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가 상승하고 있어 3개월 연속 진정세를 이어오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물가는 올 3월 3.1%였지만 6월에는 2.4%까지 내려왔다.
실제로 긴 장마에 신선 채소류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2일 기준 7월 평균 주요 농산물 100g당 소매 가격은 적상추 1479원, 시금치 1363원 등으로 전월보다 각각 63.2%, 69.3% 올랐다. 오이 가격은 18일 약 3개월 만에 10개당 1만 5000원을 넘기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상추 주산지인 논산·익산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해 이달 말까지는 강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8월 상순부터는 공급량이 평년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6월 생산자물가가 7개월만에 하락세로 전환했음에도 한국은행에서 우려섞인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유성욱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7월 생산자물가에 반영될텐데 그 정도와 폭은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알 수 있다”며 “기후가 계속 이렇게 좋지 않다면 (물가가) 조금 오를 수 있겠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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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하반기 중에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소비자물가의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생산자물가는 큰 틀에서 꺾이고 있다. 6월 생산자물가는 전달에 비해 119.19로 지난달(119.25)에 비해 0.1% 떨어졌다. 25일 발표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기저 효과 탓에 잘해야 제로 성장, 나쁘면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1분기 GDP 성장률이 워낙 높았던 탓에 2분기 성장률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며 “건설업 상황도 좋지 않아 하반기 GDP 성장률도 조금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에 물가 부담도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도 떨어지는 추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내 원유 생산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22일(현지사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물은 전날보다 0.45달러 내린 78.19달러에 마감하면서 5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 경제부총리의 예상대로 물가가 일시적이나마 반등한다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앞선 선제적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7월 소비자물가는 다음 달 2일 발표된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달 21일부터 22일로 예정돼 있어 금통위 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마지막 수치가 7월분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단기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에 통화 당국의 정책 방향이 크게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8월에 금리를 인하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도 관건이다. 홍경식 국제금융센터 부원장은 “중앙은행이 고려해야 할 것이 물가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금리를 낮췄을 때) 환율 변동성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가계부채 증가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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